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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단은 부산이 엑스포의 주제로 제시한 ‘부산 이니셔티브’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한국이 과거 최빈국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른 경험을 기반으로 △디지털 불평등 △기후변화 △교육 기회 부족 △글로벌 보건 격차 △식량 불안 등 세계적으로 공동 대응이 필요한 도전과제를 해결하는데 적극 나서겠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핵심 전략이다.
디미트리 케르켄테즈 BIE 사무총장은 “부산 이니셔티브는 전체 세계박람회 정신의 토대가 될만한 흥미로운 아이디어”라며 “엑스포가 단지 6개월짜리 행사가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각국과 파트너십을 시작해 향후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라는 메시지이고, 이는 부산의 분명한 미래 방향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실사단을 감동시킨 것은 부산 시민들이 보여준 강렬한 유치 열기였다. 슈페히트 단장은 이번 실사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묻는 취재진에게 “생애 처음으로 방문한 한국에서 정말 따뜻하고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면서 “부산 시민들의 열정적인 환대는 대단한 경험이었다”고 답변했다. 실사단이 입국 사흘째인 지난 4일 부산에 방문할 당시 부산역에는 5500여명의 환영 인파가 운집했다.
다만 부산과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비교해달라는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슈페히트 단장은 “우리는 개최 후보 도시들을 비교하지 않고 각 프로젝트의 장점만 살펴본다”며, 원칙적인 답변을 했다. 디미트리 사무총장도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는 건 말이 안된다”며, 질문을 비켜갔다.
일각에서는 오는 2025년 일본 오사카가 엑스포 개최 예정이어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실사단은 대륙별 순환 개최 필요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과거 개최국들의 전례가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사우디,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등 한국 경쟁하고 있는 후보국들도 최근 같은 대륙 내 엑스포가 개최된 적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개최 예정지인 부산 북항은 항구로서의 기능은 상실했으나 여전히 야적지 등의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엑스포를 정상 개최하려면 물류 시설들을 기한 내에 이전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지만, 실사단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봤다. 실사단은 부산 북항이 갖는 도시 인프라 가치에 더 주목했다.
실사단은 이번 방한을 토대로 내달까지 실사 보고서를 작성해 6월 말 BIE 총회에서 171개 회원국에 공개할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후보국의 유치 역량과 준비 수준, 국민적 관심도 등 14개 항목을 심층 평가한 내용이 담긴다. 회원국 상당수가 이 보고서를 근거로 지지국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실사단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았는지 여부가 2030년 엑스포 유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사단은 후보지 최종 선정까지 남은 6개월 동안 개선해야 할 과제도 제시했다. 부산이 제시한 부제 중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삶’을 강조할 수 있는 기후변화에 대한 확장을 주문한 것이다.
디미트리 사무총장은 “엑스포의 테마는 인류의 감정을 이끌어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서 “부산은 준비를 잘 했지만, 오는 11월 유치가 확정된다면 기후변화에 대한것을 계속 준비해가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