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증권주, 배당도 실적개선도 멀었다

KRX증권, 이달 들어 4%대 약세
수익성 악화에 배당 매력도 쪼그라들어
  • 등록 2023-03-09 오전 5:05:51

    수정 2023-03-09 오전 5:05:51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의 순환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주의 소외현상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반토막 난 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은 올해 배당마저 줄이며 우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 지수는 이 달 들어 4.44% 하락한 607.77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RX지수 중 가장 부진한 등락률이다. KRX증권지수는 미래에셋증권(006800)메리츠증권(008560) 등 10개 증권사로 이뤄졌다.

연초 이후 증권주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도 악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37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6% 감소했고, KB증권의 작년 당기순이익 역시 3분의 1토막 난 2133억원에 불과했다.

수익성이 악화한 만큼 ‘배당 매력’도 쪼그라들었다. 2021년 1조원 넘게 벌어들인 미래에셋은 올해 65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어 올해 주당 2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주당 300원에서 33% 감소한 수준이다. 시가배당률도 3.4%에서 3.1%로 0.3%포인트(p) 줄었다. 다만 배당성향은 31.3%에서 33%로 상향했다.

삼성증권의 배당수익 역시 주당 1700원으로 지난해 3800원과 비교해 55.2% 축소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전년 대비 각각 43.75%, 55.83% 감소한 8356억원, 578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배당금은 전년 대비 83.3% 감소한 100원으로 줄어들었다. 증권사 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시가배당률은 1.8%로 같은 기간 5%p 줄었다.

다만 불황에도 ‘1조 클럽’에 가입한 메리츠증권은 상황이 다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주당 100원에서 올해 135원으로 35% 배당을 확대했다. 시가배당률도 2.2%로 지난해 1.7% 대비 0.5%p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수익이 저조한 가운데, 올해도 어려운 한 해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사의 원활한 단기자금 조달,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긍정적인 뉴스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슈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홍재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업황이 지난해보다 좋아지고, 연초에는 주가 반등이 나왔지만, 그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시장 반등이 세게 나와야 하는데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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