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지난 1월 긴축 중단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였던 만큼, 당분간 지수가 하락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고 있어 당분간 주의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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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21포인트(1.70%) 내린 2438.1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40포인트 이상 빠진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2500선을 바라보던 지수는 장 초반부터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속수무책으로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약세의 가장 큰 이유는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가 꺾이면서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51만7000개 증가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만7000개)를 한참 웃돌았다. 직전인 지난해 12월 당시 22만3000개와 비교해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연준의 역대급 긴축 조치에도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연준이 당분간 긴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에 달러 가치가 급등하며 원·달러 환율은 이날 23.4원 오른 125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만의 최고치다. 게다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차기 총재가 아마미야 마사요시(雨宮正佳) 부총재로 거론되며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까지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도했던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코스피가 단기 반등시도를 보인다면 경계심리를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너지는 기대감 속 실적 우려까지 솔솔
코스피 상장사의 실적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합은 28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8%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4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최근 한 달간 무려 27.9% 줄어들어 예상치(28조1000억원)를 하회할 가능성도 크다.
실적이 뒷받침해주지 않는 가운데 기대감만으로 오른 증시로 뒤늦게 개미들도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투자자예탁금은 51조521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6일(51조7942억원)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으로 증시대기자금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면서 다시 주식시장을 찾는 개인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은 새로운 상승장을 기대하고 몰려드는 개미들에게 신중하게 접근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거시 분위기에서 1월 코스피가 급등했지만 단기적으로 이 같은 분위기는 변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면서 “당분간 증시는 경계 분위기에 돌입하며 상승이 제한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