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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일몰 전제로 한전채 발행한도 2→5배 확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5일 전체회의에서 한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앞선 법안과 마찬가지로 한전채 발행한도를 현 자본금·적립금 총합의 2배에서 5배로 늘릴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산업부 장관이 필요에 따라 이를 6배까지 늘릴 수 있도록 했다.
한전은 현행법대로면 2022년도 결산을 확정하는 내년 4월부터 더는 한전채를 발행할 수 없게 된다. 한전이 올해 30조원 이상 적자를 내며 작년 말 46조원이던 자본·적립금이 올 연말 16조원 이내로 떨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전채 누적 발행량은 올 연말 72조원 전후가 될 전망인데, 현행법대로면 내년 4월 이후 발행가능액은 32조원으로 줄어들며 한도를 초과하게 된다. 그 한도를 5~6배로 늘리면 80조~96조원으로 추가 발행 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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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전법 개정안 부결 사태는 전기료 현실화라는 큰 과제도 남겼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로 발전 원가가 2~3배 치솟는 현 에너지 위기를 한전이 빚(채권)을 늘려 적자를 메우는 현 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국회 본회의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전법 개정안은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203명의 의원 중 89명(43.8%)이 찬성했으나 61명(30.0%)이 반대, 53명(26.1%)이 기권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 2명도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본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펼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전의 정상화 방안을 전제하지 않은 채 빚을 늘리는 것만으론 현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보여준 결과”라며 “정부와 한전이 자구방안을 마련한 후 한전채 발행 한도를 늘려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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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마냥 전기료 현실화에 손 놓을 수도 없다. 업계는 현 에너지 위기가 이어지는 한 한전이 내년에도 10조원 이상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연말 16조원까지 줄어들 전망인 자본·적립금이 내년 말 6조원 미만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때가 돼서 한전채 발행 한도를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적자가 예상보다 커진다면 자칫 내년 중에도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산중위 관련 질의에서 “원가 인상분을 당장 요금에 반영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가능한 범위 내에서 현실적으로, 단계적으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현재 물가 당국과 이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 산중위는 이날 한국가스공사(036460)의 공사채 발행한도를 자본·적립금의 4배에서 5배로 늘리는 가스공사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특별법(K-칩스법)의 한 축인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도 의결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전략산업 클러스터 조성과 첨단전략산업 관련 학과 정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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