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이날까지 자사주 매입 공시(신탁 계약 제외)를 낸 코스피와 코스닥 기업 수는 63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45개보다 40% 늘어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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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주식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초만 해도 3000선에 육박하던 코스피 지수는 2200선으로 하락했다. 연초 1000선을 웃돌았던 코스닥 지수 역시 700선을 뚫고 내려갔다. 코스피는 9월 한 달간 12.8% 빠졌고, 같은 기간 코스닥은 16.7% 하락했다. 이에 상장사들은 자사주 취득을 통해 주가 하방 경직성 확보를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하락장 속에서 자사주 취득은 주가 부양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수 하락폭이 컸던 9월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낸 20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11개 기업의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특히 신원(009270)과 아이에이(038880)는 9월에만 두 번의 자사주 취득 공시를 냈지만 주가는 공시 이후 현재까지 오히려 각각 7.4%, 4.5% 내렸다.
이에 따라 기업이 자사주 매입뿐만 아니라 소각에까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게 되면 기업 보유 지분을 높여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높아지는 효과도 내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결국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이유는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이 소각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주가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