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학세권’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역삼동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몇 달 새 2년 전 가격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14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체결했던 대치동 개포우성1차 전용면적 84㎡는 현재 2억원 낮은 12억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2년 전 시세를 밑도는 전세 매물도 등장했다. 전용면적 76㎡의 2년 전 전세 실거래가는 최고 8억원이었지만 현재 6억8000만~7억원대 초반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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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임대제도 도입도 전세 거래 감소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상생임대제도는 다주택이나 9억원 초과의 고가주택 보유자라도 계약 갱신 시 임대보증금을 5%만 올리면 양도세 적용 시 실거주 요건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실거주하지 않더라도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어 세제 혜택을 받겠다고 선택한 집주인이 늘었다는 것이다.
대치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은마와 우·선·미 아파트 집주인들은 재건축 허가를 언제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차라리 상생임대제도를 통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아두겠다고 판단한 경우가 상당하다”며 “원래 실거주 집주인들도 많긴 하지만 상생임대제도 때문에 신규 전세 계약이 많지 않다”고 했다.
최근 전·월세 시장에서 전세 대출 이자를 내는 것보다 월세가 더 저렴해지자 보증부 월세가 느는 추세다. 현재 시중은행 전세 대출 금리는 최고 연 6.5%에 이른다. 전·월세 전환율보다 두 배 높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그간 전세를 중심으로 형성했던 임대차 시장이 앞으로 보증부 월세 위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형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금리가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신호나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만큼 떨어졌다는 신호가 나와야 거래 정상화로 돌아설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