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청년들 사이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탄소 절감 방안이 아기를 안 낳는 것이라는 자조가 나올 정도에요.”
김지윤(32) 기후변화청년단체 긱(GEYK) 대표는 청년들이 느끼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후변화 문제가 단순히 지구 온도가 올라가는 것 외에도 저출산의 요인 등 훨씬 다방면에 걸쳐 이뤄질 것이란 것이다. 심지어는 기후위기로 인해 만성적인 두려움이나 우울감을 느끼는 ‘기후 우울’을 겪는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을 해도 변하지 않는 사회에 무력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런 증상은 나이가 어릴수록 심하게 나타난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김 대표는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생각하는 기후변화 문제의 시급함이 다른 것 같다”고 진단했다.
| 김지윤 기후변화청년단체 긱(GEYK) 대표(사진=김은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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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대학생 시절이던 2014년부터 단체에서 활동을 했다. 단체는 청년들을 주축으로 한 비영리단체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꿀벌 프로젝트, 국민의 기후행진, 정책 제안 활동 등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활동 인원은 50여명. 김 대표는 “청년들이 정책 결정권자는 아니더라도 함부로 우리 미래를 망치지 못하도록 국회 등에 꾸준히 압박을 넣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오는 6월 15~16일 열리는 제13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첫째 날 ‘영 포럼’ 세션에 참가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청년들의 우려와 달리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은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정부에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50탄소중립 선언을 하고,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이 같은 노력이 의미가 없진 않지만 목표 외에 실질적 실천이 없다는 것이다. 석탄화력발전소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그린뉴딜을 발표하고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투자를 했고, 국내에는 기존에 있던 석탄발전소 57개 외에 4기를 더 짓고 있다”고 했다. 정부에서는 2050탄소중립 선언 전에 결정된 사안이어서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국제 사회는 석탄발전소를 꺼야 한다고 이미 합의했다”며 “환경파괴는 물론 경제성도 없는 석탄화력발전소에 계속 투자를 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기성세대를 움직이기 위해 김 대표는 청년들의 연대를 강조했다. 정책이 바뀌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최근 정치권에서 MZ세대와 소통을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주제가 부동산, 주식 등 기성세대의 관심사 중심”이라며 “청년들이 어떤 주제에 관심이 많은지 자발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정책 관련 기관에 전화, 문자, 이메일을 보내는 것 등 사소한 행동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정책에 반영 돼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