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코로나19 이후 자본시장의 가장 큰 변화로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의 주식시장 유입과 가상자산 투자 열풍을 꼽았다. 과거 주식 열풍처럼 증시가 조정받으면 함께 꺼지는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며, 자본시장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이 지난 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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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원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수익률 측면에서 주식과 채권 등 전통 자산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의 상관관계는 ‘음(-)의 관계”라며 “젊은 층의 투기나 단순 유행이 아니라 분산투자라는 관점에서 가상자산 투자 열풍을 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이 비트코인 선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들어온 이벤트”라며 “가짜라고 무시하고 우려만 할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올 들어 가상자산에 대한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은 해외 어느 나라보다도 높다. 최근 하루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을 넘어서기도 했다.
신 원장은 포트폴리오 분산을 위한 기관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시장 유입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가상자산을 금융 상품이나 기초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아 기관 투자가 법적으로 막혀 있지만 해외 기관의 시장 참여는 이어지고 있다. 장기적으론 국내 기관도 가상자산에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 원장은 “연기금도 가상자산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며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CD)나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와 대체불가토큰(NFT)의 등장은 자본시장의 범위가 확대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코로나19 이후 2030세대가 직접 주식 투자에 뛰어든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MZ세대가 기성세대와는 달리 일찍부터 투자에 눈을 뜬 것”이라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것이 아니며 그들이 제도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투기성으로 단타 매매를 하지 말고 장기 투자를 하자는 인식이 과거보다는 높아졌다”며 “(2030세대가) 예전처럼 있는 돈을 주식으로 모두 날리고 시장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MZ세대가 여의도 증권가를 떠나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모험자본의 투자가 활성화되고 투자 받은 기업은 혁신을 이루고 결과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2030세대가 수십 억원의 스톡옵션을 받거나 높은 연봉을 받으며 직장을 옮기는 것도 금융투자업계에 자극제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