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증여세수가 급증한 것은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거래량도 늘어난 것이 주된 요인이다. 그럼에도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시계열을 넓혀 보면 2011~2016년 사이 5년간에는 상속증여세수가 연평균 12.7% 늘어난 데 비해 2016~2020년 사이 4년간에는 연평균 증가율이 23.2%에 달했다. 상속증여세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남에 따라 지난해 전체 국세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8%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0.5%나 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와 비교하면 각각 7배와 5배에 달한다.
현행 상속증여세제는 2000년부터 시행됐다. 이후 지난 21년 동안 집값은 평균 두세 배 이상 올랐다. 상속증여세 부담은 누진세율 구조로 인해 이 보다 훨씬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속증여세는 본래 ‘부자들이 내는 세금’이었지만 지금은 ‘서민들도 내야 하는 세금’으로 바뀌었다. 서민들이 살던 집 한 채를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것을 ‘부의 대물림’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정부는 세율, 과표구간, 공제한도 등 전반적인 과세 기준을 조정해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검토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