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항할 호남 맹주는.. 정세균 vs 이낙연 ‘5월 자웅’

丁 호남서 ‘역할론’ 자임… 李도 5·2 전대 후 활동 기지개
호남 민심 잡아야 지지율 도약, ‘反이재명’ 기치 놓고 경쟁
출신·성향 비슷해 양립 불가 “호남, 5월에는 선택할 것”
  • 등록 2021-04-30 오전 5:00:00

    수정 2021-04-30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시간이 없다. 5월 중에는 정세균·이낙연 중 한 주자에 호남 민심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호남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의 모 의원이 29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낙연 전 대표 간의 경쟁을 놓고 한 말이다. 호남 출신에 문재인 정부 총리를 역임하고 같은 지역구(서울 종로구)를 거친 두 사람의 운명이 5·2전당대회가 끝난 후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TK(대구·경북) 출신이자 여권의 대권선호도 선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맞설 호남 대표주자는 양립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호남을 놓고 벌이는 대권주자간 물밑 대결이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 텃밭을 기반으로 ‘이재명 대항마’로 뛰어오르기 위해서다. 오는 9월에는 2022년 대선에 나설 대권후보가 가려지는 만큼 내달 2일 새로운 당 지도부가 탄생하면 곧바로 대선정국이다. 애초 이 전 대표가 호남 민심을 등에 업고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4·7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제동이 걸렸다. 이 틈을 정 전 총리가 비집고 들어가려는 듯한 모양새다.

지지율 약세를 보이고 있는 두 주자에게 호남 민심은 지지율 도약과 반등 계기를 위한 필수요소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차기 대통령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전 대표는 7%에 머물며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정 전 총리는 3%에 불과했다. 이 지사가 24%, 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3%를 차지한 것과 비교해 격차가 크다.

전날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광주에서 민심을 다지고 있는 정 전 총리는 “‘이대로는 안된다’는 절박한 민심을 들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그동안 대표주자 역할을 했던 이 전 대표로는 호남이 원하는 ‘호남대통령’ 탄생이 어렵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는 “광주와 호남이 피와 눈물로 쌓아 온 헌신과 희생은 이미 충분하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실용 정신으로 지역경제를 살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균형 발전을 기치로 광주·호남을 대한민국 지역 분권 발전의 축으로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이 전 대표는 5·2전당대회가 끝나는 대로 활동을 재개할 방침이다. 다음달 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지지모임 ‘신복지2030 광주 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호남의 지지자를 향해 대권 도전 관련 메시지를 내며 호남 맹주로서 존재감을 되찾는다는 복안이다. 언론 노출을 줄인 채 전국을 돌며 바닥 민심을 훑고 있는 이 대표는 사석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을 지키겠다”, “(대통령을)안했으면 안했지, 그짓(반문)은 못한다. 문 대통령을 배신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율이 약세이나 ‘친문’과 ‘호남’을 대표할 주자는 자신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호남 민심은 또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사한 출신·배경에 중도 지향적인 정치적 성향마저 비슷한 두 주자를 놓고 관망하는 듯한 모양새다. 정 전 총리는 국회의장까지 오르며 쌓인 당내 우군 결집력에서, 한때 대세론을 형성했던 이 전 대표는 대국민 인지도에서 앞선다는 평가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호남 민심을 사로 잡기 위해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을 전후해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가 강하게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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