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라고 모두 대박일까…블랙스완 대비해야"

남은영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팀 매니저 인터뷰
증시·벤처투자 리스크 줄인 코스닥 벤처펀드 운용
"공모주 시장 전성기에 무분별한 개인투자 주의해야"
"코스닥 1000선, 급류타기보단 안전한 장기수익 중요"
  • 등록 2021-04-28 오전 1:30:00

    수정 2021-04-28 오전 1:30:0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최근 시가총액이 작은 공모주에도 수요예측 참여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블랙 스완에 대비해야 합니다. 물 위에 떠 있으면 바다로 갈 수 있는데, 급류를 타고 싶은 마음이 문제인 거죠. 복리의 마법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잃지 않는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에 제도적 혜택 속에 가장 낮은 경쟁률을 향유, 증시 변동성과 벤처기업 투자 리스크까지 상쇄할 수 있는 코스닥 벤처펀드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남은영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팀 매니저는 지난 23일 여의도 KB자산운용 사옥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코스닥 벤처펀드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공모주 펀드는 유동성으로 인한 기업공개(IPO) 시장 확대, 유니콘과 그룹사 자회사 상장으로 작년보다 더 커질 공모주 시장에서 기관 펀드의 낮은 공모 경쟁률로 흥행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1월 2일 4738억원, 올해 1월 4일 7972억원에서 4월 1일 기준 1조1691억원으로 급증했다. 26일 기준 지난 1년간 가중 평균 수익률은 58.9%에 이른다.

다만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증시 상승이 둔화되고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성에 집중한 운용 전략을 취했다. 올해에도 SK, 카카오 계열의 대어급 IPO를 앞두고 공모주 시장 붐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출시한 ‘KB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 제3호 펀드’의 안전등급을 1·2호 대비 강화한 이유다. 남 매니저의 운용 철학인 ‘지키는 투자’와도 맞닿아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남은영 KB자산운용 펀드 매니저가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공모주 시장 더 커진다…“펀드, 경쟁률·편의성·안전성 대안”

올해 공모주 시장은 역대급 흥행이 예상되고 있다. 4월 셋째주(16일)까지 이미 지난해 절반인 35개 기업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연간으로는 80개 이상의 공모, 조단위 대어급 상장에 전체 시가총액 규모는 5년 평균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기관 펀드의 낮은 공모 경쟁률을 누릴 수 있는 공모주 펀드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개인이 일반 공모주 청약에 직접 참여했을 때 필요한 계좌 개설, 증거금 마련 등 절차에 대한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공모주 펀드 중에서도 30%의 우선배정 물량을 받을 수 있어 낮은 경쟁률의 이점이 가장 크다. 하이일드펀드는 우선배정 혜택이 올해부터 5%로 5%포인트 축소됐다. 남 매니저는 공모주 우선배정 수혜 이점을 앞세우면서도 코스닥 벤처기업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자 했다.

남 매니저는 “공모주는 경제적 해자가 있는 기업군이 아니라 유니콘에 속하기 때문에 경기 변동과 금리 변화에 민감하고 공모주 펀드 또한 마찬가지”라며 “구주를 통해서는 안정적인 이익이 나오는 기업군에 투자하고자 하고, 선물 매도를 통해 2차적으로 시장리스크를 축소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모주 시장 과열에 따른 개인의 무분별한 투자에 대한 조언을 전했다. 공모주 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종목에 대한 분석 없이 수요예측이 공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물량을 목표 대비 많이 받는 데 따른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펀드 운용에 있어서는 공모주 상장 직후 주가가 하락하는 데 따른 영향을 줄이고자 했다.

남 매니저는 “시가총액이 1000억원 미만의 작은 종목인데 물량을 크게 떠안았을 경우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50%까지 떨어질 수 있어 1차적으로 타격을 입고, 그 물량을 파느라 2차적으로 수익률을 포기해야 한다”며 “개별 종목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상장 종목의 비중을 펀드의 순자산 대비 2% 이상 받지 않고, 공모 기업에 대한 사전 미팅과 산업 분석을 통해서 성장성과 가격적 매력이 있는 기업에만 수요 예측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닥 1000시대, 증시·벤처기업 리스크 줄인 펀드 주목”

KB자산운용이 이달 출시한 코스닥 벤처 3호 펀드 안정성을 강화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 펀드는 IPO 수익률에 집중하면서 채권 편입과 선물 매도로 주식순편입비를 25~35% 낮춰 신주 수익률에만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1·2호 펀드와 차별화를 뒀다. 코스닥 시장의 변동성을 축소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가져가기 위함이다.

경제 정상화 국면 속 금리 등 요인으로 출렁이는 증시 변동성도 감안했다. 남 매니저는 “코스피의 12개월 선행주가수익비율(PER)이 15배까지 상승하며 역사적으로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 또한 중장기적인 상승 사이클에 들어갔다고 판단돼 주식 시장의 상승은 작년보다 둔화,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주식 비중을 100% 채워가기보다는 채권 혼합, 선물 매도를 통해 편입비를 줄이는 선택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지수 1000선 돌파가 코스닥 벤처펀드 흥행을 부추기는 가운데 안정성을 누리길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할 것으로 봤다. 그는 “공모주 펀드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이라며 “이번 상품은 IPO 투자를 원하면서도 제한적인 변동성과 소득공제 10%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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