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귀질환 '만성중이염' 수술도 앞으론 '내시경'으로

어린이와 50대 이상 빈발, 악화되면 청력 떨어지고 얼굴마비에 어지럼증까지 유발
약물로는 근본 치료 힘들어, 내시경 수술로 손상된 조직 재건해야
  • 등록 2019-07-25 오전 12:05:39

    수정 2019-07-25 오전 12:05:3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흔한 귀 질환 중 하나인 중이염은 대개 감기 후에 급성으로 발병하고 고열이 심하지만 비교적 쉽게 치료된다. 그런데 중이에 염증이 3개월 이상 만성화되는 만성 중이염은 귀에서 진물이 나는 것(이루)에서 시작해 청력이 떨어지고, 이명이 따라오며 드물게는 어지럼증이나 안면신경 마비까지 유발되는 등 증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진다. 이 같은 만성 중이염은 50대 이상에서 빈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반해 어린이의 경우 고막 안에 물이 차는 삼출성 중이염이 자주 발생한다.

만성 중이염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으로 수술이 효과적인데, 최근 내시경을 사용한 만성 중이염 수술이 확대되면서 치료 효과가 높아졌다. 중이는 고막에서 내이 사이의 공간으로, “중이에 염증이 만성화되면 귀에서 진물이 나고 여러 가지 귀 증상이 연이어 나타나지만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고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질환센터 류남규 진료부장은 설명했다.

중이에 염증이 진행되면 고막이 손상돼 구멍이 생기고 이를 통해 진물이 밖으로 흘러 나오며, 염증이 악화됨에 따라 고막이 녹아 거의 없어지기도 한다. 중이의 염증은 고막뿐만 아니라 소리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은 뼈인 이소골도 손상시켜 청력이 점차 떨어진다.

중이에는 이소골 외에도 얼굴 근육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안면신경이 지나는데, 이 신경이 손상되면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거나 입이 삐뚤어져 보이는 안면신경 마비가 올 수도 있다. 또한 염증이 내이까지 번지면 재발성의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여러 가지 귀 증상을 유발하는 만성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이 자주 재발하거나, 삼출성 중이염에 걸린 후 염증이 만성화돼 나타난다.

류남규 진료부장은 “만성 중이염은 어린이나 50대 이상 장년층에 환자가 많다”면서 “어린이의 만성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의 재발과 관련이 크고, 50대 이상은 과거에 걸렸던 중이염이 확실하게 치료되지 않은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다 나이가 들면서 염증이 심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성 중이염은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하는데, 약물은 주로 단기적인 염증 조절은 가능하지만, 고막이 만성적으로 천공이 지속되거나 이소골까지 파괴되는 등 염증 정도가 심할 때는 약물만으로는 치료가 어렵다.

과거 만성 중이염 수술은 귀 뒤쪽을 절개하거나 외이도로 접근해 현미경으로 보면서 하는 수술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내시경을 통한 수술이 확대되고 있다. “내시경으로 수술하면 현미경 수술에 비해 시야가 넓어져 현미경으로 확인하기 힘든 수술 부위도 확인을 할 수 있다.”고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류남규 진료부장은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수술 시 절개 부위가 작고 수술 시간도 단축되며 회복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내시경 귀 수술은 모든 만성 중이염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염증이나 염증 조직 덩어리(진주종)가 중이에 한정될 때 시행할 수 있다. 내시경으로 수술부위를 직접 보며 중이의 염증을 완전히 제거하고 근막이나 연골, 인공조직 등을 사용해 고막을 재생시켜 치료한다.

중이의 염증을 제거하고 고막을 재생하는 것은 한 번의 내시경 귀 수술로 가능하지만, 염증이 심해 이소골까지 파괴된 경우에는 먼저 염증을 제거 수술을 하고, 6개월 이상 경과한 후 이소골을 재건하는 수술을 다시 할 수도 있다. 만성 중이염으로 인한 청력 저하는 청신경 손상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이의 염증을 제거하고 고막과 이소골을 재건하면 다시 회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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