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중이염의 근본적인 치료방법으로 수술이 효과적인데, 최근 내시경을 사용한 만성 중이염 수술이 확대되면서 치료 효과가 높아졌다. 중이는 고막에서 내이 사이의 공간으로, “중이에 염증이 만성화되면 귀에서 진물이 나고 여러 가지 귀 증상이 연이어 나타나지만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고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질환센터 류남규 진료부장은 설명했다.
중이에 염증이 진행되면 고막이 손상돼 구멍이 생기고 이를 통해 진물이 밖으로 흘러 나오며, 염증이 악화됨에 따라 고막이 녹아 거의 없어지기도 한다. 중이의 염증은 고막뿐만 아니라 소리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은 뼈인 이소골도 손상시켜 청력이 점차 떨어진다.
중이에는 이소골 외에도 얼굴 근육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안면신경이 지나는데, 이 신경이 손상되면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거나 입이 삐뚤어져 보이는 안면신경 마비가 올 수도 있다. 또한 염증이 내이까지 번지면 재발성의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여러 가지 귀 증상을 유발하는 만성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이 자주 재발하거나, 삼출성 중이염에 걸린 후 염증이 만성화돼 나타난다.
만성 중이염은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하는데, 약물은 주로 단기적인 염증 조절은 가능하지만, 고막이 만성적으로 천공이 지속되거나 이소골까지 파괴되는 등 염증 정도가 심할 때는 약물만으로는 치료가 어렵다.
하지만 내시경 귀 수술은 모든 만성 중이염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염증이나 염증 조직 덩어리(진주종)가 중이에 한정될 때 시행할 수 있다. 내시경으로 수술부위를 직접 보며 중이의 염증을 완전히 제거하고 근막이나 연골, 인공조직 등을 사용해 고막을 재생시켜 치료한다.
중이의 염증을 제거하고 고막을 재생하는 것은 한 번의 내시경 귀 수술로 가능하지만, 염증이 심해 이소골까지 파괴된 경우에는 먼저 염증을 제거 수술을 하고, 6개월 이상 경과한 후 이소골을 재건하는 수술을 다시 할 수도 있다. 만성 중이염으로 인한 청력 저하는 청신경 손상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이의 염증을 제거하고 고막과 이소골을 재건하면 다시 회복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