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단기간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함께 정부의 대출규제, 세제강화 등의 여파로 관망세가 짙어진데다 더 이상 추격 매수도 이뤄지지 않아 가격 조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 들어 공시가 상승에 따른 세 부담도 상당해 당분간 하락 국면이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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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학군이 몰려 있어 ‘광주의 대치동’으로 불리며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했던 광주 남구 봉선동 일대 아파트는 올 들어 호가가 수억원씩 내렸다. 봉선동 ‘봉선제일풍경채엘리트파크’(2016년 입주) 아파트는 작년 1월 전용면적 84.96㎡짜리가 4억3000만원에 팔린 것을 시작으로 그 해 9월 8억5000만원까지 거래되며 가파르게 올랐다. 올 들어서는 1월 9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거래가 ‘뚝’ 끊겼다. 봉선동 A공인 관계자는 “팔려고 내놓은 매물은 있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보니 집주인들이 호가를 계속 내렸다”며 “현재 시세는 7억원 중반 정도에 형성돼 있고, 급매물은 7억2000만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폭주하는 가격 탓에 허위로 계약서를 작성해 가격을 부풀리는 이른바 ‘자전거래(自轉去來))’ 의혹까지 받았던 인근의 ‘한국아델리움 3차’(2014년 입주)도 값이 떨어지기는 매한가지다. 이 아파트 전용 84.97㎡짜리는 작년 1월 5억7000만~6억1000만원에 팔린 이후 같은 해 11월 11억 1000만원까지 치솟았다. 1년새 5억원 가량 값이 올랐지만 이후 거래가 끊기면서 현재 호가는 8억원 초중반대까지 내려갔다. 작년 고점 대비 3억원 가까이 시세가 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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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정도로 집값 상승 열기가 뜨거웠던 대구 역시 아파트 값이 내림세를 보이는 건 마찬가지다. 지난 11일 기준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비교해 0.02% 하락했다. 지난 2주 동안 보합세를 보이다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같은 기간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도 0.03% 떨어지면서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공시가 상승에 커진 세부담…매수자 관망세 더 깊어져
거래절벽에 가격 내림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후폭풍도 예고되고 있다.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서 광주와 대구는 각각 9.77%, 6.57% 상승하며 전국 평균 상승률(5.32%)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전국에서 상승률 1위를 차지한 서울(14.17%)에 이어 나란히 2, 3위를 차지한 수치다.
광주 남구 봉선동 ‘한국아델리움 3차’ 전용면적 84.97㎡ 공시가격은 8층 기준 5억800만원으로 전년 3억6800만원과 비교해 무려 38%(1억4000만원)이나 껑충 뛰었다. 직전연도 상승률인 15%(2017년 3억2000만원→2018년 3억6800원)보다 두배 넘게 확대되며 재산세 등 세 부담이 대폭 커졌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가격 하향 조정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공시가격까지 올라 매수세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거래절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