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소화기관의 영향을 받는다
피부와 소화기관 그리고 뇌는 상당한 상관성이 있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주고받는다. 실제로 이러한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는 많이 나와 있다. 장-뇌-피부 축(gut-brain-skin axis) 이론에서는 장과 신경계 그리고 피부가 연결되어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스트레스나 고열량 식품 섭취가 위 운동과 장내 미생물 균류의 변화를 초래하고, 정상 미생물의 생물막을 손상시킨다. 손상된 미생물의 세포막 안으로 내독소가 들어가 신체의 염증·산화 반응을 증가시키면서 피지 분비가 증가, 여드름 등을 유발한다.
또 이러한 피부 문제 때문에 다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 외에도 아토피피부염과 장내 미생물 균류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보고도 찾아볼 수 있으며,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프로바이오틱스와 같은 유산균이 보조적으로 사용되어지는 것은 이렇듯 장-뇌-피부의 상관성을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피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한 연구에서 쥐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했더니 경피수분손실도는 증가하고 수분함유량은 감소했으며 장벽 기능이 저하되어 피부가 벗겨지고 미세한 주름이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 스트레스는 장내 미생물 균총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시킨다. 즉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부의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면서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고, 피지 분비에도 변화가 생겨 피부발진이 올라오기 쉬운 상태로 피부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또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살 수는 없지만, 스트레스를 어떻게 잘 관리할 수 있을지는 고민해볼 수 있다. 스트레스 관리는 평소의 생활습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훈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명상, 요가 등을 통해 긴장 완화시키기,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 가지기, 운동하기 등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잘 자고, 건강하게 먹고, 많이 움직이고, 자주 웃으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건강한 피부, 행복한 삶의 쉽지 않은 조건이 될 수 있다.
최인화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피부과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완치되기 어려운 병이기는 하나 분명 좋아질 수 있는 병이다”면서 “전문 의료진과 함께 치료약을 사용해 증상을 조절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아토피피부염 자체를 조절하고 관리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치료의 첫걸음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