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성근 “MB 블랙리스트 민·형사 소송 준비중”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상대로 진행 예정
  • 등록 2017-09-14 오전 12:30:45

    수정 2017-09-14 오전 7:52:20

문성근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문성근이 이명박 정권 시절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명단)’에 이름을 올린 데 대한 소송 계획을 밝혔다.

문성근은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정부, MB(이명박 전 대통령), 원세훈(전 국정원장)을 대상으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할까 한다”며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용민 변호사가 (소송을) 맡아주기로 했으니 전화나 전자우편으로 의견을 달라”고 적었다.

이어 “국정원의 ‘블랙리스트’가 꼼꼼히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소송에는 구체적 사례가 필요해 자체 조사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소송대리인은 김용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가 맡는다. 문성근과 국정원 블랙리스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방송인 김미화도 국가를 상대로 소송해야 할지 여부를 두고 고민 중이다.

문성근은 하루 앞선 12일 SBS 드라마 ‘조작’ 종방연에서도 국정원 블랙리스트 관련 “수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사람뿐 아니라 블랙리스트 작성에 손과 발이 된 이들에 대한 조사와 처벌도 촉구했다.

문성근은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노무현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가입해 이명박 정권의 눈밖에 났다. 국정원 개혁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원 전 원장 취임 이후 국정원은 정부 비판적인 좌파 성향 연예인을 퇴출하기 위해 방송 및 영화계에서 조직적인 활동을 벌였다. 이로 인해 문성근은 2009년 ‘자명고’ 이후 2016년까지 단 한 편의 드라마에도 출연하지 못했다.

문성근이 7년 만에 출연한 ‘조작’ 제작발표회에서는 “주어진 재능을 가지고 그 재능에 걸맞은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게 중요한 일인데 다른 이유로 일을 못 하게 하는 건 일종의 폭력”이라며 연예 활동을 방해하는 외압을 한탄한 바 있다.

문성근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계 인사는 이외수, 조정래, 진중권, 등 문화계 6명, 문성근, 명계남, 김민선 등 배우 8명,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등 영화감독 52명,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등 방송인 8명, 윤도현, 신해철, 김장훈 등 가수 8명 등 총 8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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