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항공사들의 항공기 사고가 최근 빈발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지난 29일 일본 나리타에서 출발해 제주공항에 착륙하던 대한항공기의 앞바퀴 타이어가 활주로에서 완전히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나거나 전복되지 않아 승객과 승무원 157명 중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자칫 인명 피해를 동반한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지도 모를 아찔한 순간이었다.
걱정은 올해 들어 국적 항공사들의 고장이나 사고가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5월에도 일본 하네다공항을 이륙하려던 항공기의 왼쪽 엔진에서 불이 나 탑승자 319명이 비상 탈출하는 사고를 냈다. 올해 1월에는 김포에서 상하이를 향해 이륙했던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륙 후 바퀴가 접히지 않는 바람에 회항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래서야 어디 항공기를 마음 놓고 탈 수 있겠는가.
저비용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진에어 여객기가 운항 중 유압시스템 이상으로 일본 간사이공항에 긴급 착륙하는 사고가 있었다. 진에어는 1월에도 필리핀 세부에서 부산으로 오는 여객기의 출입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이륙했다 회항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엔 김포를 떠난 제주항공 여객기가 기내 압력조절장치 이상으로 급강하해 비상착륙했다. 불길한 조짐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국이다.
잦은 항공기 사고를 가벼이 넘겨선 안 된다.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방심할 일이 결코 아니다. 대형 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또는 우연히 발생하는 게 아니다. 이전에 작은 기체 결함 등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나타난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항공 당국과 항공사 모두 항공기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려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한항공에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모든 항공사들의 안전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 번 일깨울 필요가 있다. 항공사들은 스스로 항공기 정비와 운항체계, 안전의식에 허점은 없는지 살펴야 함은 물론이다. 빈발하는 사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리미리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