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바꾼 산업지형]⑤O2O 경제 시대, 新 골목상권 침해 논란

온라인 대기업과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 및 스타트업과 경쟁 빈번
당장 큰 수익 없는 것도 O2O 비즈니스 한계
  • 등록 2015-12-02 오전 12:50:21

    수정 2015-12-02 오전 8:38:36

[이데일리 오희나 김관용 기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없어진 O2O(Online to Offline)에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다시 시작됐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각종 신사업 진출은 기존 오프라인 사업자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당장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도 O2O 사업의 한계다.

지난 달 초 카카오(035720)가 론칭한 제주감귤 모바일 유통플랫폼 서비스 때문에 헬로네이처라는 스타트업은 속앓이를 했다. 헬로네이처는 생산 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신생기업이다. 소량의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도 온라인에서 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하지만 ‘카카오파머 제주’라는 서비스 때문에 근심이 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주문하면 신선한 제주 감귤을 집으로 배달해준다. 신용카드나 간편결제 등으로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다. 3개월 동안의 한시적인 서비스라고 하나, 카카오가 다른 신선 식품으로 영역을 확장하면 헬로네이처는 카카오라는 거대 플랫폼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네이버(035420)도 마찬가지다. 네이버의 ‘푸드윈도’는 농·수·축산물과 수제 식품 등 전국 570여 개의 신선 식품 생산자와 고객을 연결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민프레시’와 사업 영역이 겹친다. 배민프레시는 최근 ‘엘리트 김포로컬푸드’와 협약을 맺고 당일 수확된 식재료를 24시간 내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의 대리운전 중개 사업 진출은 뜨거운 감자다. 카카오는 내년 초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때문에 대리운전 앱 서비스로 투자까지 받았던 A기업은 난처한 상황이 됐다. A 기업 관계자는 “긴장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

카카오의 대리운전 중개 사업 진출은 기존 대리운전 사업자와도 마찰을 빚고 있다. 대리기사들은 높은 수수료에서 해방돼 처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그러나 기존 사업자들은 거세게 반발한다. 대리운전업체연합은 경기도 판교에 있는 카카오 사옥 앞에서 반대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카카오는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등 수도권 5개 대리운전기사 단체와 만나 서비스 진출 배경을 설명하는 등 의견을 듣고 있다.

네이버 역시 고민이다.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인 ‘브이(V)’ 앱에 공들이고 있지만 혹여 스타트업과 경쟁을 벌이지는 않을까 노심초사다. 네이버는 과거 온라인 골목상권 침해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경험이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브이 서비스는 스트리밍 기술력이 필요한 인프라 서비스로 글로벌향 동영상 플랫폼”이라면서 “스타트업의 콘텐츠 사업과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O2O사업에 이용자들이 몰려도 아직은 뚜렷한 수익 모델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걱정이다. 출시 8개월여 만에 550만 이용자를 확보한 카카오택시나 네이버 푸드윈도 등은 자체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한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택시나 유통 혁신 서비스 등 다양한 O2O 사업 모델들이 나오면서 이용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지만 수익 모델은 광고와 수수료 정도 밖에 기대할 수 없다”면서 “수익 모델 자체도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푸드 윈도’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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