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의 여론은 정부 폐쇄 책임을 공화당에 더 가혹하게 묻고 있는 만큼 오바마 대통령은 이같은 민심을 등에 업고 막판까지 공화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상원은 30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전날 하원이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보험 개혁조치인 오바마케어 시행 예산을 폐기한 뒤 다시 돌려보낸 임시 예산안을 또다시 거부했다.
대신 오바마케어 예산을 다시 복원한 2차 수정 예산안을 찬성 54표, 반대 46표로 가결해 하원으로 재차 돌려보냈다. 이미 두 차례나 하원 안을 거부함으로써 오바마케어 예산에는 결코 손을 댈 수 없음을 분명히한 것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이날 미치 맥코넬(켄터키주)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일단 정부 폐쇄를 막고 협상 시한을 벌기 위해 제안한 1주일간의 임시 예산안 편성 계획도 거절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민주당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상원 민주당 의원실 보좌관은 “마감 시한을 하루 앞두고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협상을 한 주일 더 연장하는데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맥스 보커스 민주당 상원의원도 “단지 정부 폐쇄를 막겠다고 1주일간 임시 예산을 짠다는데 대해서는 상원 민주당 모두가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케어를 1년 전면 연기하는 대신 오바마케어의 핵심조치중 하나인 개인들의 의료보험 가입 의무화와 미이행에 따른 벌금 부과 조치만을 1년 늦추자는 수정 제안을 내놓고 표결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수정안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마땅치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CNN과 ORC인터내셔널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46%가 “정부 폐쇄의 책임이 공화당에 있다”고 답한 반면 “오바마 대통령 책임이다”라는 응답은 36%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이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근소한 차이로 공화당을 비판하는 쪽이 우세했다.
이를 의식한 듯 존 터니(사우스다코타주) 공화당 의원은 블룸버그TV에 출연, “현재 공화당내에서 누구도 정부 폐쇄를 얘기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도 정부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재정지출을 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오후에 성명을 내고 “공화당이 올바른 것을 선택함으로써 연방정부 폐쇄를 모면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며 “정부가 폐쇄될 경우 모든 미국인들이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공화당의 각종 대안에 대해서도 “정부 폐쇄를 볼모로 오바마케어 시행을 막을 순 없을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