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우리는]③"오픈소스 힘..韓 3D프린터 대중화 이끌 것"

오픈크리에이터즈 온라인 커뮤니티 구축
사용법·설계도면 모두 공유..사용자간 협업
적극적 대중화에 한계라는 지적도..韓공유문화 약해
  • 등록 2013-08-28 오전 6:04:00

    수정 2013-08-28 오전 6:04:00

▲강민혁 오픈크리에이터즈 대표(가운데 흰색 셔츠)가 지난 7월에 강남 교보타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오픈크리에이터즈는 워크숍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3D프린터 저변을 넓히고 있다. 오픈크리에이터즈 제공.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한국 최초의 3D프린터 제조업체인 오픈크리에이터즈는 온라인 커뮤니티(cafe.naver.com/makerfac)를 운영하고 있다. 50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이곳은 한국 3D 프린터 시장의 프랫폼이다. 2011년부터 3D프린터 관련 다양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교환하면서 주력제품인 ‘NP멘델’을 양산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이곳은 오픈소스 커뮤니티로 운영된다. 3D프린터 제작에 관한 설계 및 방식 등이 모두 공개돼 있다. 재료와 기술력만 갖춘다면 설계도면에 따라 누구나 3D프린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NP멘델에서 파생된 변형모델만 30여개에 이른다. 회원간 활발한 의견교환을 하면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에 결함이 발견되면 자신들이 직접 문제점을 개선하고 사용법을 올린다. 이런 방식으로 제품의 기능은 점차 고도화된다.

물론 다양한 3D 설계도면도 공유된다. 특별한 설계 기술이 없는 초보자도 커뮤니티에 올라온 설계 파일을 다운받아 출력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회원들끼리 벌이는 활발한 제작품 경쟁은 3D프린터 기술의 확산을 촉진시키고 3D프린터에 대한 관심을 끌어 올린다.

강민혁 오픈크리에이터즈 대표는 “오픈소스를 지향하는 영국의 렙랩에서 제작 기술을 배웠듯이 우리가 보유한 3D프린터 기술도 커뮤니티에 모두 공개하고 있다”면서 “얼리어답터들이 여러 기술을 공유하면서 한국의 3D프린터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 소스 커뮤니티는 마케팅 창구로서도 돈독히 활약하고 있다. 제품을 단순히 내놓기 보다는 제품 제작과정을 상세하게 올린다. 제작자가 제작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흥분이 사람들에게 전해지면서 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제작자가 아닌 사람들도 제품에 대한 의견을 내면서 적극적인 참여자로 탈바꿈 시킨다. 결국 최종적으로 구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픈 소스 커뮤니티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6월 산업용 3D프린터 제조업체인 스트라타시스가 메이커봇을 인수한 배경에는 온라인 커뮤니티(Thingiverse.com)를 흡수해 마케팅 창구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오픈크리에이터즈의 온라인 커뮤니티. 3D프린터 기기에 대한 질문부터 양산된 제품 자랑까지 다양한 의견이 펼쳐지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 오픈소스의 단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작자에 대한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무단 복제가 과감하게 이뤄진다는 얘기다. 오픈소스는 원래 저작권 개념이 없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제품은 앞서 기존에 나온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됐다는 설명을 하는 식으로 원작자의 권리가 보호된다. 강 대표는 “오픈소스는 모든 기술을 공개하고 상호 협력해서 상생하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국내에서는 외국에 오픈된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자신이 개발했다고 강조하고, 자기 기술은 폐쇄형으로 운영하는 등 진정한 오픈소스 문화가 마련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오픈소스 방식이 어느 정도 단계까지는 3D프린터를 널리 알리겠지만, 한단계 더 도약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전망도 있다. 얼리어답터가 아닌 일반 대중은 우선적으로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고, 간단하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백소령 3D시스템즈코리아 부장은 “결국 시장은 얼리어답터가 아닌 팔로어들이 좌지우지할 것”이라면서 “리눅스가 소프트웨어 발달에 기여했지만 대중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원했던 것처럼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 안정성과 편리성을 갖춘 제품이 시장을 사로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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