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세..`깜짝 고용`에도 뒷심부족

다우만 강보합권..주간으론 3주만에 상승반전
애플 2%대 추락..소재-산업재관련주는 강세
  • 등록 2012-10-06 오전 5:09:48

    수정 2012-10-06 오전 5:09:48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고용지표가 깜짝 호조세를 보였고 그리스 문제 해결 기대감이 커졌지만, 차익매물에 애플 주가 약세, 다음주초 휴장에 따른 부담까지 겹치며 뒷심 부족을 드러냈다.

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34.79포인트, 0.26% 상승한 1만3610.15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13.27포인트, 0.42% 하락한 3136.19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0.47포인트, 0.03% 낮은 1460.93을 기록했다. 다만 주간으로는 3대 지수 모두 상승하며 3주일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개장전 발표된 미국의 9월 비농업 취업자수가 11만4000명 증가하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데다 7~8월 취업자가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도 7.8%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했던 지난 2009년 1월 이후 3년 8개월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한 것이 큰 호재가 됐다.

유로존에서는 큰 재료가 없는 가운데 오는 9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그리스를 방문하기로 하면서 그리스 위기 해결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싹텄지만, 장 막판 지수는 차익매물로 인해 오름세를 지켜내지 못했다. 다음주 월요일 컬럼부스데이 휴장 부담도 컸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이동통신주와 기술주가 부진했던 반면 소재와 산업재 관련주들은 강했다. 홈디포가 2.36%나 올랐고 보잉 주가도 1.27% 올랐다. 알코아도 강보합권을 유지한 반면 유나이티드 헬스는 1.45% 하락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3분기 이익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애플 주가는 2% 이상 밀려났다. 주가는 650달러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징가가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12% 가까이 추락하자 동종업체인 페이스북도 11.9% 급락세를 보였다. 다음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JP모간체이스와 웰스파고도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반면 에이본 프로덕츠는 안드레아 정 회장이 올해말 물러나기로 했다는 소식에 7% 이상 급등했다.

◇ 스페인 카나리아스, 구제금융行..지방정부중 6번째

스페인의 카나리아스 지방정부가 여섯 번째로 중앙정부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하게 됐다.

이날 스페인 카나리아스 지방정부는 만기 도래하는 채무와 그에 따른 이자,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중앙정부에 7억5700만유로(9억8900만달러)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카나리아스는 여섯 번째로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지방정부가 됐다. 앞서 까딸루니아, 발렌시아, 무르시아, 안달루시아, 까스띠야 라만차 등이 이미 150억유로의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도 “전면 구제금융 지원 요청 여부를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했고, 스페인 국민들에게 최대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처럼 지방정부들이 속속 구제금융으로 가게 되면서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 더들리 총재 “美 주택경기 아직 부진”..부양지속 시사

연방준비제도(Fed)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현재 실망스러운 경기 회복의 주된 이유로 주택시장 부진을 꼽았다. 최근 지표 개선에도 아직 부족하다는 진단을 내놓으며 부양기조를 이어갈 뜻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날 더들리 총재는 뉴욕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석, “주택시장 약세는 현재 실망스러운 경기 회복을 야기한 주된 배경 중 하나”라며 “그동안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여러 어려움들이 있었는데, 이중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강력한 통화완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이 완전하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탓”이라고 밝혔다.

또 “이같은 주택시장 부진은 은행들로부터 모기지 대출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상황과 금융위기 이후 쌓인 엄청난 헐값 부동산 탓”이라고도 했다. 그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부양정책 조치들로 인해 경제가 강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회복속도는 실망스럽다”고도 했다.

아울러 더들리 총재는 “주택 착공과 판매지표가 점진적으로 회복추세를 보이고 있고 가격도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지만, 이들 지표의 절대적인 수준은 아직도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한 뒤 “주택부문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부분은 결국 플러스로 돌아오긴 했지만, 과거 회복기에 비하면 여전히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은행으로부터 모기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접근성은 아직도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 美 취업자수 호조..실업률 3년8개월 최저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가 오랜만에 개선세를 보였다. 취업자수 증가가 예상보다 많았고 앞선 7~8월 수치도 크게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도 3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하며 고용경기가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되살리고 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 비농업 취업자수가 전월대비 11만4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1만3000명을 소폭 상회했지만, 앞선 8월의 14만2000명에는 못미쳤다. 그러나 7월 취업자수는 종전 14만1000명에서 18만1000명으로 크게 상향 조정됐고, 8월 수치 역시 9만6000명에서 14만2000명으로 크게 높아졌다.

다만 민간부문 취업자수 증가는 10만4000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13만명에 못미쳤다. 그러나 9만7000명으로 하향 조정된 8월 수치보다는 다소 개선됐다. 정부부문에서는 1만명 취업자가 늘었고 8월 수치도 7000명 감소에서 4만5000명 증가로 상향됐다. 제조업에서는 1만6000명이나 줄었다.

이같은 취업자수 증가 덕에 지난달 실업률은 7.8%로, 더 개선됐다. 이는 8.2%였던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것이다. 더구나 노동시장 참가율이 63.6%로, 전월의 63.5%보다 상승한 가운데 나타난 실업률 하락이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었다. 특히 이는 지난 2009년 1월 이후 무려 3년 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 메르켈 獨총리, 내주초 그리스 방문..해법 기대

그리스 채권 채권국가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다음주초 그리스를 찾는다. 꼬이고 있는 그리스 지원 해법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슈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메르켈 총리가 오는 9일 그리스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번 방문이 매우 중대한 국면에서 이뤄진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리스는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소위 트로이카팀과 구제금융 지원 재개와 추가 긴축 이행 여부를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독일과의 정상회담이 이에 속도를 붙여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이런 기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독일 경제일간지인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2차 구제금융 지원을 제때 받지 못할 경우 오는 11월에는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밝히며 지원 필요성을 호소했다.

◇ 주가는 뛰는데..시장서 발빼는 美 투자자들

주식시장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수준에 근접하고 있지만, 미국 투자자들의 시장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포함한 주요 지수들은 지난 2009년 3월 저점에 비해 이미 두 배 가까이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 최근 3년반 가까운 기간동안 1380억달러의 자금을 순유출하고 있다.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1년 이상 순유출된 것은 지난 1981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반면 같은 기간 투자자들은 1조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자금을 채권형펀드에 집어 넣었다.

이는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광범위하게 저하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며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안락한 은퇴생활과 부의 축적을 위한 수단을 다른 척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주식시장은 미국 은퇴상품들을 만들어준 기초가 됐고 미국 가정들 가운데 50% 정도가 투자해온 시장이었지만, 금융위기 등으로 엄청난 손실을 떠안은 투자자들은 더이상 시장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미국 금융투자협회(ICI) 서베이에 따르면 현재 주식을 직접 보유하고 있거나 주식형펀드에 자금을 넣고 있는 미국 가계는 46%로, 지난 2001년 53%에서 낮아졌다. 은퇴상품을 가진 가계의 25%만 평균 이상의 투자 리스크를 지고 있는데, 이 역시 1998년의 33%에서 크게 줄었다. 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401k 은퇴연금 계좌에서의 주식 투자비중은 올 7월 61%로, 지난 2007년초의 70%에서 크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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