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최근 세계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만약이란 전제를 달았지만 못내 불안한 눈치였다. 김 원장은 "시장에서는 프랑스나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가 미국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트리플 에이(AAA) 등급을 유지하는 데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운을 땠다. 그는 "미국 국가 부채와 유럽 재정적자 문제를 잘 마무리하면 (위기가)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면서도 "이 두 문제는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이 문제 해결에 실패하거나 신용평가사가 다른 유럽 국가의 신용등급을 떨어트린다면 이번 위기가 실물경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게 되면 세계경제가 소프트 패치(경기 회복기의 일시적 침체)를 넘어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김 원장은 "세계경제가 소프트 패치에서 끝날지 더블딥으로 진행할지는 이달(8월) 안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많지는 않지만 더블딥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금융시장의 혼란이 2라운드로 넘어간다면 우리 환율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며 "국내에 들어온 자금이 일시적으로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급속하게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유입된 투자자금 가운데 30%가량은 유럽계 자금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다만 "금리는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성장과 외화자금 유출입을 모두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면서 금리 인상 신중론을 폈다. 금리나 환율로 물가를 잡기는 쉽지만 사회적 비용 많고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는 "마이크로 정책을 동원해 잡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물가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버냉키 연준 의장이 제로금리를 앞으로 2년간 유지하겠다는 밝힌 데 대해 "은행에 돈을 쌓아두지 말고 투자와 소비를 늘리란 뜻으로 가장 기본적인 거시 경제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미국이 제3차 양적 완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별적으로 돈을 푸는 방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인센티브나 고용이나 투자를 살릴 수 있도록 투자보조금을 주는 형태나 성장산업에 투자를 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