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주택경기가 확장 기조를 나타내기까지는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용시장이 회복되기 전에는 주택과 같이 값비싼 재산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완전히 회복될 수 없다는 점에서다.
◇ 주택시장 회복 조짐 확산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6월 기존주택판매(계절조정)는 전월 472만채(수정치)에 비해 3.6% 증가한 연율 489만채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0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시장의 전망치도 웃돈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484만채였다.
이로써 기존주택판매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NAR에 따르면 판매가 석달 연속 늘어난 것은 지난 2004년 초 이후 처음이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해 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8000달러의 세제 혜택, 그리고 2006년 고점 대비 크게 떨어진 집값이 주택 수요를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판매가 3개월 연속 증가했고, 재고는 감소했으며, 가격 하락 속도는 둔화됐다"면서 "주택시장은 지난 4년 간의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완전한 바닥 탈출은 아직
주택시장이 회복의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바닥을 탈출했다고 보기는 이르다. 6월 재고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 수준을 웃돌았고, 가격은 두자릿수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6월 주택판매 증가분의 31%는 압류 및 숏세일(short sale·주택소유주가 은행과 협의해 남은 융자액보다 낮은 가격에 주택을 처분하는 것) 등 헐값 매각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이 수치는 연초 50%대에서 많이 낮아진 것이지만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케빈 카론 스티펠니콜러스앤플로럼(SNF) 스트래티지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주택지표에서 지속적인 회복세는 찾아볼 수 없다"며 "대부분의 판매는 압류와 세제 혜택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주택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떨어진 것에는 높은 실업률도 한 이유로 작용했다. 실업률이 9.5%로 치솟았고 앞으로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택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고용시장이 안정을 되찾기 전에는 세제 혜택 등에 기인한 주택시장의 개선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 주택판매가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