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지난주 월가의 최대 근심거리로 등장한 국제 유가가 7일(거래일기준)만에 하락하자 투자심리가 되살았다.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한풀 꺾였고, 특히 유통 등 소비 관련주들이 동반 상승하면서 화답했다.
신용위기 관련 소식도 긍정적이었다. HSBC의 미국 지역 분기 상각 규모가 월가 전망치를 밑돌면서 신용위기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났다는 낙관론을 또다시 불러냈다. 세계 최대 채권보증업체인 MBIA가 비록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유동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발표한 것도 금융주 상승에 일조했다.
기술주에도 호재는 몰렸다. HP가 EDS를 130억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라는 보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야후 인수 좌절 이후 탄력을 잃었던 기술주에 활력을 다시 불어넣었다. `블랙베리`로 유명한 리서치인모션의 신제품 공개도 여기에 한몫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주 급락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던 것도 주요 지수 상승의 한 요인이었다.
푸트남 인베스트먼트의 케빈 크로닌은 "금융과 소비 관련 종목들이 그동안 지나치게 많이 하락했다"며 "하반기 경제가 개선되면서 최상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플레인보로의 펀드매니저인 케빈 렌디노는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내린다면 소비 관련주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주변 여건상 하루의 호재로 즐거워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은 여전하다. 호재가 추세적인 흐름을 타지 못하고 반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굳이 비관론까지 가질 필요는 없지만 내일부터 쏟아져 나오는 주요 경제지표들을 차분히 확인해 나가는 자세를 주문하는 목소리다
로드 아베트 앤 코의 트레이딩 디렉터인 테드 오버하우스는 "어닝시즌이 끝나감에 따라 주요 경제지표의 동향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내일은 미국 경제의 70%를 지탱하고 있는 소매판매와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인 수입물가가 발표된다. 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연준의 유동성 조치`를 주제로 연설한다. 버냉키 의장은 의회 증언을 제외하곤 미국의 경제현황 및 통화정책에 대해 얘기하지 않은 편이지만 그의 발언이 갖고 있는 위력을 감안할 때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특히 월가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향후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하는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