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표 한양증권 연구원은 29일 "제반 이동평균선의 정배열화, 미국 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 등 국내 증시는 중기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추세의 강도를 나타내는 RSI(상대강도지수)가 과열권을 나타내는 것을 비롯해 20일 이격도, 투자심리도 등은 이번주 국내증시의 단기조정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단기 과열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난 주말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한 것도 조정의 전조가 아니겠느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긴축정책 가능성과 5월9일로 예정된 미국의 FOMC 회의를 앞두고 일단 쉬어가는 분위기가 이번 한 주의 전반적인 흐름일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이로 인해 기조적인 상승추세까지 꺾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민성 부국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여건이 여전히 우호적인 편이지만 단기 과열에대한 경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라며 "당분간 시장이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단기조정은 감안해야
단기적으로는 조정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속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외에 이번주에는 다양한 대내외적 변수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우선 핵심의 초점은 중국의 긴축정책 단행 문제. 5월초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 증시가 긴 휴장에 들어가기 앞서 중국이 전격적으로 긴축 정책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란 데에 큰 이견이 없는 듯 하다.
다만 그 시기가 다소 불명확하고, 정도에 있어 글로벌 증시가 그것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가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0.27%p 정도의 금리 인상을 각오하고 있지만 이보다 금리인상폭이 커질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언제나 그랬듯 미국의 경기 연착륙 여부가 시장으로선 우선 관심순위다. 지난 27일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의 1분기 GDP를 발표한 것이 다소 부담이다.
글로벌 IT기업들의 목줄의 죄고 있는 D램 반도체 가격이나 플래시 메모리 가격 등의 강세전환도 주목거리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조선 기계 같은 주도주를 따라가자니 가격부담이 만만치 않고, IT나 자동차를 사자니 지금까지의 소외로도 지쳐있는 상태"라며 "종목 대응이 마땅치 않다면 결국 해답은 쉬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는 5월2일부터 시행되는 미수동결계좌에 대한 준비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수금 잔고는 9042억원 수준. 이제 반대매매의 껄끄러움을 피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이 금액들을 신용잔고로 돌리던가, 미리 주식을 팔아 청산해야 한다.
◇상승추세는 유지된다..멀리보자
단기 조정 가능성에 대한 시각에도 불구하고 상승 추세 자체가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단기 조정을 이용해 매수로 접근하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 일 수 있다.
향후 부담을 줄만한 요인들을 차치하고 시장 자체로만 봤을 때 현재의 흐름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사실 코스피 지수는 그동안 제기됐던 기술적 부담론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상승흐름을 이어왔다.
여기에 지난주 후반 일부 조정을 받으면서 일단 어느 정도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해소한 상태다. 1만3000포인트를 넘기며 연일 사상최고치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다우존스와 상승추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중국 증시 등 글로벌 여건 역시 상승추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뒷받침되며 연일 고점에 베팅하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거침이 없다. 또 바닥권을 보이고 있는 차익프로그램도 향후 매수세 반전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계속되고 있는 기업실적, 경제지표 주시
이번주에도 기업들의 실적발표는 이어진다. 실적시즌 들어오면서 주요기업들의 주가는 실적발표에 따라 새로운 변곡점을 맞기도 했다.
특히 이번주는 대형 금융주와 자동차, 항공, 인터넷, 통신 업종 등의 실적발표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우선 30일로 예정된 국민은행의 실적발표가 은행주의 반등기회가 될 수 있을 지가 관심 여부다. 최근 은행주들은 그간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여러 악재가 주가에 반영되며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은 상태다.
황금단 연구원은 "그동안 은행주들은 제반 악재가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여타 아시아 은행들에 비해 저평가 돼있음을 감안할 때 접근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5월3일에는 우리금융지주, 4일에는 신한금융지주의 실적발표가 이어진다.
자동차 업종과 현대차 그룹은 5월2일 현대자동차와 4일 기아자동차의 실적발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1분기 GDP 발표에서도 확인했듯 내수 회복의 신호가 감지되면서 유통, 통신, 인터넷, 금융 등의 실적은 그래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