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이틀 상승..서브프라임 충격 `진정`

  • 등록 2007-03-16 오전 5:41:11

    수정 2007-03-16 오전 6:44:09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15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인플레이션 우려`라는 악재를 누르고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다.

전세계 주식시장을 강타했던 미국발 `서브프라임 쇼크`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한 결과다.

앞서 장을 마감한 아시아와 유럽 증시도 일제히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초반 뉴욕 주식시장은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돈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1년10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진 3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 발표로 하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인플레이션과 제조업 경기 위축 우려가 또다시 고개를 들면서 전날 막판 반등으로 상승 분위기를 타던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에서 `서브프라임 쇼크` 가 진정되고 있다는 호재가 크게 부상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집값이 떨어진다면 서브프라임 부실이 전반적인 경제로 확산될 것"이라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은 줄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159.68로 전일대비 26.28포인트(0.22%) 올랐다.

다우 구성 종목중에선 알코아(1.7%), 알트리아(0.9%), 씨티그룹(2.2%), 듀퐁(0.9%), JP모간 체이스(0.9%), 프록터 앤 갬블(0.8%)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96포인트(0.29%) 상승한 2378.70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92.28로 전일대비 5.11포인트(0.37%)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서브프라임 부실 충격으로 그동안 약세를 지속해 왔던 은행(1.0%)과 증권(0.8%)의 반등폭이 컸다.

한편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기구(OPEC)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추가 감산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61센트 떨어진 57.5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OPEC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기 총회를 열고 하루 원유 생산량을 현행 2580만배럴로 동결키로 결정했다.

◇서브프라임 쇼크 `진정`..관련주 `반등`

미국의 서브프라임 부실이 다른 영역으로 전염될 것이라는 우려가 진정되면서 관련주들이 반등했다.

특히 최근 골드만삭스와 리만브라더스가 분기 사상 최고 이익을 내놓은데 이어 이날 베어스턴스도 월가 예상을 만족시킨 분기 실적을 발표, 투자은행들이 서브프라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다는 게 입증됐다.

월가 투자자들은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을 위해 모기지 채권을 가장 많이 사들인 이들 대형 투자은행들의 분기 실적이 서브프라임 부실 문제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었다.

베어스턴스(BSC)는 월가 예상치에 부합한 1분기 실적 발표로 2.2% 올랐다.

베이스턴스의 1분기 순이익은 채권 트레이딩 부문 등의 호조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8% 증가한 5억5370만달러 주당 3.8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톰슨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3.80달러를 소폭 넘어선 수준이다.

미국 최대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CFC)은 3.1% 올랐다. 메릴린치가 서브프라임 우려로 촉발된 투매가 매수 기회라고 밝힌 게 호재로 작용했다.

인디맥 뱅코프(NDE)도 지난해 900억달러의 모기지중 서브프라임 비중이 3%에 불과했다고 밝힌 게 호재로 작용, 1.5% 상승했다.

◇알코아, CBOT, 월마트 `상승`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알코아(AA)는 알루미늄 가격 급등 전망에 1.7% 올랐다. 아프리카 가나의 한 알루미늄 공장이 전력 부족으로 조업을 중단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알루미늄 공급 부족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세계 원유 선물 거래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전자상품거래소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인수를 선언하고 나섰다.

ICE는 CBOT 인수가격으로 총 99억달러, 주당 187.34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현재 CBOT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인수 가격보다 높은 것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CME는 작년 10월 CME를 총 89억달러, 주당 169.53달러로 사들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CBOT는 이날 17.4% 급등한 반면 ICE는 2.9% 하락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WMT)는 모기지, 직불 카드, 보험 등 소매금융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에 0.6% 상승했다.

◇2월 PPI 1.3%↑..인플레 우려 또 `고개`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 여파로 월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예상 밖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월 PPI는 전월의 -0.6%에서 1.3%로 상승했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0.6%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도 0.4% 상승, 월가 예상치인 0.2%를 넘어섰다.

이로써 PPI는 전년대비로 2.5% 올라 작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원 PPI는 전년대비 1.8% 상승했다. 이는 1월과 같은 수치다.

◇2월 뉴욕 제조업경기 1년10개월 `최저`..필라델피아 지역도 `악화`

뉴욕 지역의 3월 제조업 경기가 1년10개월만에 가장 나쁜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3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가 전월의 24.4에서 1.9로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5년 5월 이후 1년10개월만에 최저치로 마켓워치 집계의 월가 예상치인 19.0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경기도 악화 추세를 나타냈다. 3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전월의 0.6에서 0.2로 떨어졌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4.2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이 지표는 0을 넘어서면 기업들의 성장을, 이를 밑돌면 침체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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