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선 ▲전날 `물가 압력 완화` 입장을 밝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제진단을 뒷받침한 물가지수지표를 비롯해 ▲주간 고용시장 및 기존 주택 판매 선행지표 호조 ▲월가 예상치를 웃돈 엑슨모빌의 분기 실적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전역의 제조업 활동 척도인 구매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예상 밖으로 악화됐지만 주식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673.68로 전일대비 51.99포인트(0.41%) 상승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특히 알코아(AA)(1.5%↑), 보잉(BA)(1.6%↑), 캐터필라(CAT)(1.4%↑), 듀퐁(DD)(2.1%↑) 등이 다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4.45포인트(0.18%) 오른 2468.38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45.94로 7.70포인트(0.54%) 상승했다. 최근 6년래 최고치다.
업종별로는 금 가격이 작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금(0.8%↑) 관련주들이 상승한 것을 비롯해 바이오테크(1.3%↑), 운송(1.7%↑) 등이 올랐다. 반면 컴퓨터 테크놀로지(0.8%↓), 오일 서비스(0.2%↓) 등이 하락했다.
미국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 재고가 충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 마감했다. 이날(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물 인도분은 전일대비 배럴당 84센트 떨어진 57.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2월 인플레 `예상 하회`..주간 신규실업수당신청 2만명 감소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월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전날 `물가 압력이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밝힌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입장을 뒷받침했다.
미국 상무부는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12월 근원 PCE 물가지수가 전월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0.2%에 못미친 것이다. 그러나 전년대비로는 2.2% 올라 연준의 물가지수 안정권인 1~2%를 여전히 넘어섰다.
12월 개인소득과 소비지출은 각각 0.5%와 0.7% 증가, 월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하지만 유가 상승으로 인해 실질 소비지출은 0.3% 늘어나는데 그쳤다. 전월의 0.5% 보다 낮아진 것. 다만 4분기 실질 소비지출은 연율 4.4%로 견조했다. 실질 가처분 소득도 0.2%로 작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미국의 지난주(1월27일 기준)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전주대비 2만명 감소한 30명7000명에 그쳤다. 2주 연속 감소세다. 특히 4주 평균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4500명 줄어든 30만4750명을 기록, 11개월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러나 1주 이상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1월20일 기준)는 전주대비 7만1000명 늘어난 255만명(계절조정)을 기록했다. 4주 평균도 30만500명 증가한 248만명으로 작년 12월23일 이후 가장 많았다.
◇美 주택 경기 바닥 탈출 `솔솔`
기존 주택 판매의 선행 지표인 12월 잠정 주택 판매(pending home sales)지수 증가율이 4.9%(계절조정)를 기록, 3년 최고치에 올라섰다고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택 경기가 바닥에서 탈출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전날 `주택 시장에서 일부 안정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역별로도 4개 권역이 모두 증가했다. 북동부는 8.1% 늘었고, 서부와 남부는 각각 5.3%와 4.3%, 중서부는 3.2% 증가했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레리는 "12월의 온화한 날씨가 한몫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택 시장이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악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는 1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51.4%에서 49.3%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52.0%에 크게 못미치는 예상 밖의 하락이다. 특히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기준점 50 이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제조업 활동 부진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
ISM 지수는 50%를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지난 3년동안 ISM 제조업 지수가 50을 밑돈 것으로 불과 2번에 불과했다.
◇엑슨모빌 자동차 `상승`..델 구글 컴캐스트 `하락`
세계 최대 원유 메이저인 엑슨모빌(XOM)은 월가 예상치를 웃돈 분기 실적 발표로 1.3% 상승했다.
엑슨모빌의 작년 4분기 주당순이익이 천연가스 가격하락 등의 여파로 전년대비 4.3% 감소한 1.76달러에 그쳤지만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1.51달러를 넘어섰다.
한편 엑슨 모빌(XOM)은 2년 연속 미국 기업 사상 최대 연간 순이익을 갈아치웠다. 작년 순이익은 395억달러를 기록, 전년의 360억달러보다 10% 증가했다. 작년 매출액인 3776억달러도 사상 최대 기록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F)의 1월 미국 시장 판매가 저조했지만 주가는 상승했다. GM은 0.5%, 포드는 2.0% 올랐다.
세계 2위 PC 제조업체인 델(DELL)은 창업자인 마이클 델이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다는 소식에 급등세를 타기도 했지만 작년 4분기 실적 부진 소식에 결국 1.7% 하락했다.
인터넷 황제 구글(GOOG)은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고비용에 대한 염려로 3.9% 떨어졌다.
케이블 운영업체인 컴캐스트(CMCSK)는 작년 4분기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3배로 증가하는 호조세를 보였으나 월가 예상치에는 못미치면서 3.1%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