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하락..인플레+경기둔화 우려 재점화

  • 등록 2006-09-07 오전 5:22:47

    수정 2006-09-07 오전 5:22:47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6일 뉴욕 주식시장이 큰 폭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7% 떨어졌다.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위험 고조라는 양대 악재가 주식시장을 짓눌렀다.

이날 노동부는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인 2분기 단위 노동비용 수정치를 기존 4.2%에서 4.9%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특히 노동비용의 전년비 상승률은 16년 최고치인 5.0%에 달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발간한 베이지북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더 높였다. 연준은 미국 여러 지역에서 경제 성장률 둔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미국 경제의 성장 엔진인 소비 지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임금 상승에 의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가 5개월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공급관리자협회(ISM)의 8월 서비스업 지수가 월가 예상을 상회했지만 주가 하락을 제어하지는 못했다.

이날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63.08포인트(0.55%) 하락한 1만1406.20, 나스닥 지수는 37.86포인트(1.72%) 내린 2167.84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12.99포인트(0.99%) 떨어진 1300.26에 마쳤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1.10달러(1.6%) 떨어진 67.50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월27일 이후 5개월 최저치다.

◆FRB 베이지북 "美 경제 둔화..소비 지출 부진"

연준은 베이지북을 작성하는 12개 지역 연방은행 중 5개 지역의 `성장 둔화(decelerate)`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머지 7개 지역은행도 경제 성장이 `완화(moderate)`되고 있다고 공개했다.

북동부 지역과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댈러스 연방은행은 성장 속도가 둔화되긴 했지만 `초강세(super strong)`에서 `강세(strong)`로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베이지북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소비 지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동차판매와 주택 건설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그 이유를 지목했다. 주거용 부동산 경기는 전국적으로 한결같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2분기 생산성 둔화..인플레 압력은 16년 최고

노동부는 2분기 비농업 부문 노동 생산성이 연율 1.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발표한 1.1% 증가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월가 전문가 예상치 1.7%는 하회했다. 1분기 생산성 증가율인 4.3%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반면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인 2분기 단위 노동비용 수정치는 기존 4.2%에서 4.9%로 더 높아져 우려를 남겼다. 월가 예상치 4.2%도 상회했다.

특히 단위 노동비용의 전년비 상승률은 5.0%을 기록, 1990년 이후 16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전체로 노동비용은 2% 올랐고, 2004년에는 상승률이 0.7%에 불과했다. 노동비용 상승세가 얼마나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는 인플레와 추가 금리인상을 걱정하는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드, CEO 교체..보잉 출신 멀럴리 영입

종목 중에서는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가 주목받고 있다.

포드는 창업주의 손자인 빌 포드가 CEO에서 사퇴하고, 보잉에서 부사장을 지낸 앨런 멀럴리를 영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빌 포드는 포드의 회장직은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올해 61세의 멀럴리 신임 최고경영자는 보잉에서 37년동안 재직했다. 그는 3M 출신 짐 맥너니가 보잉의 CEO가 되기 전 보잉 CEO 감으로 꼽힌 바 있다.

창업주 헨리 포드의 손자인 빌 포드는 지난 2001년 10월부터 포드의 경영을 맡아 왔으나 실적 부진으로 자질론에 휘말려 왔다. 이 때문에 오너 일가가 100년 넘게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대표적 가족 기업인 포드가 사기업으로 전환할 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효과로 포드(F) 주가는 1.91% 올랐다. 씨티그룹은 포드의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보유`로 상향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2.4% 올랐다. GM은 판매 확대를 위해 보증기간 연장을 단행하기로 했다.

◆인텔, 감원 불구 주가 하락..AMD도 약세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전 직원의 10%에 달하는 1만500명의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주가는 3.4% 내렸다.

인텔은 내년까지 총 1만500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인텔의 직원은 현재 10만2500명에서 9만2천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인텔은 올해 말까지 7500명의 직원을 내보낸 뒤 내년에 추가로 3000명을 더 해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20억달러의 비용을 줄이고 2008년까지는 연간 30억달러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과의 경쟁 격화 예상으로 라이벌 AMD는 6.5% 떨어졌다.

다우 지수 구성 종목인 컴퓨터업체 휴렛패커드(HPQ)도 악재가 나타났다. 휴렛패커드 이사 중 한 명이 사내 정보를 언론에 유출하는 사고가 발생, 이를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주가는 1.67%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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