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 경매업체인 E베이의 실적이 관련업계에 잔잔한 파문을 낳고 있다. 지난해 수많은 닷컴기업들이 몰락하면서 E베이도 수익모델이 취약하다는 부정적인 시각에 시달려야 했지만 사실은 E베이가 닷컴이면 무조건 위기론으로 몰고가는 "닷컴위기론"이란 또다른 버블의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베이는 지난 4분기중 2390만달러의 순익과 1억3400만달러의 매출이란 좋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순익 매출 규모는 각각 일년전 같은 기간보다 700%, 81%가 증가한 것이다. 또 퍼스트콜등 기업분석 전문기관들이 예상했던 것을 웃도는 실적이다.
사실 업계를 놀라게 한 것은 이같은 호실적 못지 않게 급격한 사이트 이용자 증가와 성공적인 연말 상전이었다. 회사는 4분기중 사이트 유저수가 사상 최고인 350만명이나 증가하는 기록을 낳았다고 밝혔다. 또 연일 소비둔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미국 신문을 도배질했던 연말 특수기간에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실적과 매출동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실 E베이 위기론은 버블이었다는 얘기가 된다. 전체 소비지출이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E베이가 높은 매출실적을 올렸다는 것은 E베이가 갖고 있는 인터넷 소매업 대표주자로서의 브랜드 가치등이 대단히 높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석을 구분하는 잣대가 부족한 분석가들은 결국 닷컴기업이면 무조건 외면하는 분위기에 휘말려 E베이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도이치방크의 분석가인 지틸 파텔은 "E베이는 인터넷 분야를 괴롭힌 소비지출의 둔화속에서도 국내외 시장에서 강한 비즈니스 트랜드를 보여왔다"면서 이번 실적에 대해 "한방 날린 셈"이라고 표현했다.
프루덴셜증권의 마크 로웬 분석가도 "훌륭한 분기 실적이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한 후 "다른 소매업체를 통해 봤던 것에 비해 놀라지 않을 수없다"고 말했다.
E베이는 2001년에 대해서도 밝은 전망을 제시했다. 매출액 목표치를 6억6500만달러로 종전보다 3500만달러를 높였다. 상향조정의 이유로는 한국의 옥션을 인수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회사 CEO인 맥 위트만은 "우리는 많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DVD플레이어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나아가 그들의 최신모델을 위해 제 가격을 다 줄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고 밝혔다. 경매를 통해 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얻으려는 소비자 성향이 경매사이트와 맞는다는 은근한 자랑이다.
회사는 자신들이 경기둔화속에서도 "레몬을 가지고 레몬에이드를 만들 수있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95년 9월 설립된 E베이는 현재 1890만명의 등록 유저수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경매물건을 팔고자 하는 사람이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를 최고 65% 인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