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도입된 지 1년이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해 활용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원리금 보장형을 선호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로는 노후 생활을 제대로 보장할 수 없다는 점과 퇴직연금을 장기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 (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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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퇴직연금은 노후 자금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운용해야 하는데, 원리금 보장 상품만 활용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물가 상승률도 따라가지 못한다”며 “가만히 앉아서 자산 가치가 희석되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지난 2022년 30대부터 50대까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인식 조사’의 결과 디폴트옵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31.3%에 그쳤다. 업계는 ‘퇴직연금은 무조건 원금이 보장되고, 안전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센터장은 퇴직연금을 ‘투자 상품’처럼 운용해야 한다는 인식 개선이 우선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퇴직연금을 원리금 보장 목적이 아닌 투자상품으로 인식하고,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 회피)해야 하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며 “이것이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취지에도 맞다”고 설명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역시 “TDF의 경우 은퇴 시점까지 바라보는 장기적인 투자 전략으로 운용하지만 일부에선 단순한 단기 투자 상품으로만 보는 경우도 있다”며 “이 같은 인식을 바꾸기 위한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투자자들이 퇴직연금을 제대로 이해하고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교육과 정보 습득의 기회를 다양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강창회 행복100세자산관리 연구회 대표는 “일본의 경우 기업이 퇴직연금에 대해 져야 할 책임을 가입자에게 전가했기 때문에 근로자에게 투자 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러한 교육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 이상건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장(사진=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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