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최근 수급도 약해지며 개미들의 주식시장 이탈까지 빨라진 시장을 고려할 때 당분간 약세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파적 긴축’ 선택한 美…코스피, 2510까지 ‘미끌’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77포인트(1.75%) 내린 2514.97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경기 우려로 코스피가 급락했던 지난달 16일(45.23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의 약세다. 이날 코스피에서 거래된 936개 종목 중 85.5%에 달하는 800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 역시 22.04포인트(2.50%) 미끄러지며 860.68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를 얼어붙게 한 것은 미국의 긴축 우려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 금리를 현 5.25∼5.50% 범위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문제는 앞으로였다. 연준은 점도표에서 올해 중 한 번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고, 게다가 내년 금리인하도 2차례에 그칠 것으로 제시했다. 내년 총 4번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시장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과거보단 약해지고 있다”면서도 “내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크게 후퇴한 만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라고 평가했다.
개미도 떠나고 외국인도? 실적이 모멘텀 될까
시장은 당분간 투자심리가 경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개미들도 시장을 떠나는 시점이다. 9월 코스피 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8조6631억원이다. 지난달(10조8256억원)보다 20.0% 줄어든 수준이며 2차전지 인기가 한창이던 7월(14조1902억원)와 견주면 60%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미국의 긴축이 지속하면 외국인 자금 이탈까지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안전자산인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신흥국 증시에 투자할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미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60원 오른 1339.7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3일(1339.7원)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시장은 2024년 코스피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0.3% 증가한 273조1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177조2000억원)보다 53.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시장이 기대감을 일찍 반영하는 것을 감안하면 3분기 실적을 본격적으로 발표하는 10월 중순부터 2024년 상장사의 벌이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될 것이란 얘기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기업 실적 모두 상향되고 있다”면서 “반전의 계기는 실적시즌으로, 이후 주식시장도 구심점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그는 “2023년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상향되는 모습이 아니지만, 2024년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 역시 “그 폭은 10% 내외로 크지 않겠지만 3분기 실적 시즌 무렵 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하반기 전체를 비관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