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는 지난해 상반기 급등세를 보였으나 7월 6.3%를 정점으로 내리기 시작해 올 7월 2.3%까지 낮아졌다. 1년 동안 4%포인트나 떨어진 것은 국제유가와 곡물값 하락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이런 흐름이 끊겼다. 두바이유 기준으로 지난 6월 초순 배럴당 70달러 초반에 머물렀던 국제유가는 이달 초 80달러 후반으로 석 달 만에 25% 가까이 올랐다. 여기에다 전국에 내린 폭우로 농작물이 큰 피해를 입어 과일·채소류 등의 값이 10~30%나 오른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가계신용(대출+판매신용)이 9조 5000억원 늘어나 9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급증의 영향으로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크게 늘었다.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던 가계빚이 다시 증가세로 바뀐 것은 집값 반등과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가계빚 증가는 금융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신용위험을 키워 결국에는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가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가계부채를 지속적으로 억제하려면 긴축의 고삐를 늦춰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