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흥행 바통을 넘기며 재개를 기대한 IPO(기업공개) 시장에 먹구름이 지속하고 있다. 올해 첫 1조원대 몸값으로 상장한
파두(440110)에 이어 올해 첫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종목인
넥스틸(092790)도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면서다. 매크로 환경 악화와 초전도체와 맥신 등 급등 테마주에 수급이 쏠리면서 IPO 시장 자체가 정체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진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새내기주인 강관 제조 및 유통 기업 넥스틸은 공모가(1만1500원) 대비 6.61%(760원) 하락한 1만7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상장 직후 1만3800원까지 오르며 연착륙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장중 한때 1만350원까지 하락했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최대 4000억원대로 전망되던 시가총액은 2793억원에 그쳤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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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틸의 부진한 성적은 예견됐다는 평가다. 지난 2~3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하단인 1만1500원으로 결정하는 등 친화적인 가격을 내세웠음에도 시장 반응은 차가웠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매크로 환경 불안으로 코스피 지수가 2500선까지 밀리는 등 자본시장이 급속히 위축하고 있는데다 최근 초전도체 테마 등 급등주에 수급이 쏠리면서 IPO 열기가 가라앉은 영향이 가장 컸다. 여기에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우려 까지 겹치며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올해 최저인 4.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첫 1조원대 시가총액 종목인 파두가 지난 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첫날 공모가(3만1000원)보다 17.26%(5350원) 하락한 데 이어 코스피 시장에 직행한 넥스틸마저 부진하면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SGI서울보증보험 등 하반기 IPO를 준비 중인 대형주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하반기 대형 IPO 부활의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종목들이 부진한 만큼 흥행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넥스틸과 파두의 상장 첫날 부진으로 IPO 시장 침체를 단정하는 것은 이르다고 보고 있다. 실망스런 신고식을 치렀던 파두는 3거래일 만에 주가를 공모가 수준으로 회복했으며 이후 4만원대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넥스틸 역시 주력 제품인 유정용 강관의 미국 업황 호조로 하반기 호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강경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에너지용 강관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와 이에 따른 실적 호조세가 예상된다”며 “공모자금을 활용한 증설로 제품 포트폴리오 및 판매처를 다변화해 매출도 안정성을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