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도체제'냐 '단일지도체제'냐…전당대회 '동상이몽'[국회기자 24...

지도부 선출 방식 따라 계파 운명까지 좌지우지
친문, 이재명 견제 위해 '집단지도체제' 변경 요구
'봉숭아학당' 될라…친명, '단일지도체제' 유지 요구
신주류 친명, 당 장악할까…8월 전당대회 사생결단
  • 등록 2022-06-11 오전 6:00:00

    수정 2022-06-11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8월 전당대회 ‘룰’ 변경을 놓고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주요 쟁점은 지도부 선출 방식입니다. 크게 ‘단일지도체제’와 ‘집단지도체제’가 있는데요.

전자는 ‘친명계’(친이재명계)가, 후자는 ‘친문계’(친문재인계)가 주장합니다. 어떤 방식을 도입하느냐에 따라 계파의 운명까지 좌우될 수 있습니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인준 및 추가 구성 권한 위임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제4차 중앙위원회에서 변재일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중앙위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인준 및 추가 구성 권한 위임 안건을 상정했다. (사진=연합뉴스)


‘단일지도체제’와 ‘집단지도체제’의 결정적 차이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해 선출하느냐, 통합해 선출하느냐에 있습니다.

먼저 민주당은 그간 ‘단일지도체제’로 지도부를 구성해왔습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방식입니다. 당대표에 선출한 사람들끼리 경선을 실시해 최다 득표자가 당대표가 되고,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끼리 별도의 경선을 실시해 1등부터 5등까지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는 것입니다.

‘단일지도체제’에서는 당대표의 대표성과 권한이 매우 큽니다. 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지만, 당대표에 대한 견제 기능이 거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 최고위원 선거는 사실상 ‘마이너리그’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반면 ‘집단지도체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통합해 선출합니다. 전당대회 최다 득표자가 당대표가 되고, 나머지 2~5위까지 최고위원이 됩니다.

‘단일지도체제’에서는 당대표와 경쟁한 라이벌 주자(당대표 경선 2위)가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하지만, ‘집단지도체제’에서는 지도부 일원으로서 당을 함께 운영합니다. 그래서 지도부 내부의 이견과 갈등이 격화되면 당이 극심한 내분에 휩싸일 우려가 있습니다.

민주당은 8월 전당대회에 이재명 의원이 출마하느냐가 최대 관심사입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당대표는 2024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쥐게 됩니다.

이재명 의원과 결이 다른 친문계는 이재명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대대적인 물갈이, 즉 ‘공천 학살’이 벌어질 것으로 봅니다. 이재명 의원에게 3·9 대선과 6·1 지방선거 책임론을 제기하며 전당대표 불출마를 압박하는 배경입니다.

친문계는 이재명 의원의 불출마를 관철하지 못하더라도 지도부 선출 방식을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야 친문계가 조금이라도 더 많이 지도부에 입성해 이재명 의원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겠죠. 대표적인 친문계 강병원 의원을 중심으로 한 재선 의원 간담회에서도 ‘집단지도체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반면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집단지도체제로 갔을 때 오히려 ‘봉숭아학당’이라고 하는, 어떤 의원이 한마디 하면 다른 의원이 들이받는 식의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며 “혁신과 맞는 방향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당헌·당규 개정이 필요합니다. 전당대회 준비위원회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우상호 의원은 룰 변경과 관련해 “전당대회에 출마할 선수들이 합의하든가, 아니면 당내 구성원의 60~70% 이상이 동의하는 내용이 있을 때만 변경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신 주류가 된 친명계가 당을 장악하느냐, 친문계가 반격에 나서느냐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룰 변경을 두고 양측이 사생결단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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