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업계에 따른 KB국민은행은 지난 22일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대응 개발’에 대한 사업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시스템 개발 관련 예산은 16억원 규모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27조 3672억원 규모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 중이다. 이는 전체 적립금 규모의 18.3% 수준으로 은행권 중엔 신한은행(30조1787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확정기여(DC)형 적립금은 9조7209억원이다.
다른 금융회사도 준비에 한창이다.
신한·우리·하나은행 등은 현재 전산 시스템 구축 추진과 함께 고객 설명이나 사전운용 상품 등 대응 방안을 구성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퇴직연금본부 내 TFT(태스크포스팀)를 구성해 관련 상품 개발 및 관련 시스템 개발 추진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ㆍNH투자증권 등은 시스템 개발 채비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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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95조원으로 전년대비 15.7% 늘었다. 반면 수익률은 2.00%로 전년보다 0.58%포인트 감소했다. 심지어 4년 전(1.88%)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상품별 수익률도 큰 차이는 없는 상태다. 확정급여(DB)형 1.52%, 확정기여(DC)형 2.49%, 개인형퇴직연금(IRP) 3.00%다. DC형의 경우 가입자가 직접 굴릴 수 있지만, 대다수 가입자가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원금보장형 상품에 방치하고 있는 신세다.
현재 디폴트옵션 대상상품은 운용 원리금 보장형 상품, 타깃데이트펀드(TDF), 머니마켓펀드(MMF), 부동산인프라펀드 등이다. 포트폴리오는 투자 성향 등에 따라 개별 가입자가 미리 선택하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디폴트옵션에 대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5월 중 확정할 계획이다. 금융업계와 TF를 구성해 의견청취를 거쳐 심의위원회 구성 및 심사기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퇴직연금 적립금늘 늘리는 데만 급급했던 게 사실”이라며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퇴직연금 시장도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경쟁 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률이 낮다고 알려진 은행권은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심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