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움직임에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 지수가 2700선 안팎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준이 다음달 5일까지 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메시지를 내지 않는 ‘블랙 아웃’ 기간에 돌입함에 따라 1분기 실적에 따른 개별 종목들의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3.50포인트(0.86%) 내린 2,704.71에, 코스닥지수는 6.90포인트(0.74%) 내린 922.78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0.1원 오른 1,239.1원에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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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한 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8.65포인트(0.32%) 상승한 2704.71에 거래를 마쳤다. 정부가 지난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함에 따라 화장품·식음료 등 리오프닝(경기재개) 종목이 상승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곡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사료 관련주가 급등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오는 5월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자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4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주도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로 2680~2800선을 제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중국 경기 부양 기대감은 상승요인이지만 연준의 긴축 우려와 러시의 디폴트 가능성이 고조되는 점은 부담이다.
국내 증시는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돌입함에 따라 개별 종목의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3주 연속 하향조정됐다. 상사·자본재,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조선 등의 이익 전망은 하향됐지만 에너지, 보험, 운송, 철강 등은 인플레이션 효과로 실적 전망이 상향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의 할률을 높여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도 “외부 조달 없이 자체적인 이익으로 투자와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업은 긍정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과 2차 전지, 제약·바이오, 에너지, 비철금속, 유통, 의류 등의 업종에 관심을 둘 것을 추천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개별주 장세가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면서도 “개별 업종과 종목의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나 매크로 불확실성 지속으로 호재의 지속 기간은 짧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주는 오는 26일과 28일 각각 한국과 미국이 1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한다. 아울러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을 시작으로 메타·트위터·애플·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다. 기업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특수가 끝나가 향후 실적 가이던스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가입자수 감소로 주가 35%가 폭락하자 국내 증시에서도 콘텐츠주가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