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이달 들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슬기로운 감빵생활’,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등 한국 드라마들이 각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잇따라 방송을 시작했다. 지난 2016년 한반도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되고 중국에서 암묵적으로 한한령이 이뤄지고 난 뒤 6년 만이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한국영화 ‘오! 문희’가 상영됐고 올 1월에는 한류스타 이영애와 송승헌이 주연을 맡은 ‘사임당 빛의 일기’가 방송을 했지만 그 때만 해도 한한령 해제에 대해 엔터업계에서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불과 몇달 사이 중국에서의 변화는 충분히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만하다. 중국 OTT서비스 업체들이 당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리 없기 때문이다. 그 만큼 한국 콘텐츠 유통에 부담이 줄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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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을 마냥 낙관적으로만 봐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한한령이 시작되면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입었던 피해를 되새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투자사들과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체 간 투자 논의도 활발히 오갔다. 실제 사업 확장 과정에서 중국 측 투자를 받기로 하고 신규 방송프로그램 제작, 아이돌 그룹 제작을 시작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도 적잖았다.
이 같은 상황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지금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운동에서 밝혔던 군사·외교 정책으로 중국에서 한한령이 다시 발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을 정도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중국의 관계에 있어 투자 유치 등을 통한 협력관계보다는 방송프로그램, 공연 등 콘텐츠 공급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중국의 콘텐츠 소비 성향도 살펴봐야 할 요소다. 엔터테인먼트만큼 유행의 변화가 빠른 분야도 드물다고 한다. 무턱대고 과거의 인식만 갖고 접근해서는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