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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TV 업체들은 수천만원 대 수준의 기존 프리미엄 TV를 넘어 1억원을 넘나드는 초(超) 프리미엄 TV를 속속 내놓고 있다.
TV는 패널의 종류와 크기, 해상도 등에 따라 각 업체별로 내놓는 모델만 수십 개에 이른다. 다양한 제품 모델 만큼이나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10만원 안팎으로도 구매 가능한 액정표시장치(LCD) TV가 있는가 하면 구매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억’소리 나게 비싼 프리미엄 TV들도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50~60인치대 발광다이오드(LED) TV는 100~200만원대에도 충분히 구매가 가능하다. 비슷한 크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경우 LED TV보단 비싸지만 200~300만원 선에서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화면이 더 커지고 최신 기술과 4K·8K 등 초고해상도까지 적용되면 수천만원대로 진입한다.
이러한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 말 그대로 ‘억’ 소리나는 초프리미엄 TV들도 등장하고 있다. 고급 음향 장치 등이 설치돼 가격이 높은 경우도 있지만 아직 규모의 경제를 갖출 정도로 보편화가 되지 않은 차세대 기술이 적용돼 비싼 경우들이 많다.
다만 장인이 만들 듯 수천만 개 소자를 한땀 한땀 붙여 만들어야 하는 등 아직 대량 생산 체제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내로는 대량 생산이 가능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지난 3일 신제품 TV 라인업을 발표하며 연내 99형과 88형 마이크로 LED를 출시하고 76형까지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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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066570)의 초고가 TV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롤러블 TV다. LG의 고급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에 속한 롤러블 TV ‘시그니처 OLED R(65인치 4K)’의 출고가는 1억원 수준이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형태 변화가 용이하다는 OLED의 장점을 살려 TV를 시청할 때는 화면을 펼쳐 보고 시청하지 않을 때는 본체 속으로 화면을 말아 넣을 수 있다.
LG전자의 롤러블 TV는 지난 2019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9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 TV는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2년 연속 최고 혁신상을 받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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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프리미엄 홈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뱅앤올룹슨(B&O)의 신제품 TV도 무려 9000만원에 육박한다. 지난 11일 발표한 8K OLED 디스플레이에 B&O 스피커 시스템을 결합한 TV 베오비전 하모니 88형 모델을 출시했다. 가격은 8590만원으로 전용 액세서리인 회전 스탠드 모터라이즈드 플로어 스탠드 적용 시 8880만원에 달한다.
B&O의 TV는 LG전자와 제휴를 맺고 공급받은 올레드 TV에 유려한 디자인과 프리미엄 음향 시스템을 덧입힌 제품이다. 오디오 명가로 알려진 B&O의 음향 시스템이 적용된 스피커가 가장 큰 강점이다. 3채널 사운드 센터를 통해 최대출력 450W의 강력한 스테레오 사운드를 제공한다. 1인치 트위터 1개, 2.5인치 풀 레인지 드라이버 2개, 4인치 미드 레인지·우퍼 1개, 4인치 우퍼 2개 등 총 6개의 스피커 드라이버와 각 드라이버를 보조하는 6개의 앰프를 탑재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도 압권이다. TV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스피커 패널이 화면 전면에 배치돼 하나의 장식품 같다가도 TV를 켜면 스피커 양쪽 패널이 좌우로 유려하게 펼쳐지며 화면이 완벽한 시야 높이로 솟아오른다.
다만 너무도 높게 형성된 가격 탓에 이러한 초 프리미엄 TV의 실제 판매량은 저조한 게 현실이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TV와 LG전자의 롤러블 TV는 최대 수십대 수준으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체 입장에선 차세대 TV 시장 선점과 프리미엄 수요를 위해 지속적으로 이러한 제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실제 판매보단 기술력 홍보와 차세대 시장 선점 목적이 크다”며 “새 기술이 나올수록 초고가 TV도 계속해서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