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이유 없이 자꾸 무릎 붓고 아프면...반월상연골판 손상 가능성

소상연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정형외과 전문의
  • 등록 2019-08-27 오전 12:03:12

    수정 2019-08-27 오전 12:03:12

[소상연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정형외과 전문의]주부 박모 씨(54)는 평소 계단을 오르내릴 때면 무릎에 통증이 있고, 걷다가도 갑자기 삐끗하곤 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다리 근력이 빠져 그러려니 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얼마 전 친구들과 모임이 있어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갔다 온 뒤부터 다리 통증이 더 심해졌다. 좌식형 자리에 앉
아 식사가 끝난 후에도 한참을 수다 떨다 일어났는데, 그 이후부터 이유 없이 통증이 심해져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기가 힘들었다. 며칠이 지나도 무릎이 붓고 통증이 계속되자 병원을 찾은 박 씨는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특별한 외상 없이도 연골판이 파열될 수 있다는 사실에 박 씨는 당황했다.

반월상 연골판은 관절 연골을 보호하고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해 무릎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의 대표적 원인으로는 과도한 스포츠 활동으로 인한 부상과 노화로 인한 퇴행성 손상을 들 수 있는데, 박 씨의 경우 퇴행성 변화에 의한 손상이라 할 수 있다.

40~60대 중년 여성의 경우 걸레질을 한다거나 쪼그려 앉아 가사일을 하는 등 무릎에 작은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연골판이 조금씩 닳다가 손상이 된다. 반월상 연골판 파열은 중년 이후 여성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무릎 통증 질환으로 박 씨와 같이 특별한 외상 없이 무릎이 자주 붓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있고, 쪼그려 앉았다 일어서기 힘들다면 연골판 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폐경기가 지난 여성들은 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관절을 보호하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연골판 파열에 쉽게 노출되는데, 자칫 이를 노화현상으로 여겨 방치하다가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월상연골판 파열의 초기 증상은 무릎에 힘이 빠지는 느낌과 함께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날 때, 갑자기 몸의 방향을 돌릴 때 가벼운 통증이 느껴지는 정도다. 하지만 이 상태를 방치한 채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한 통증으로 발전해 걷기가 힘들어지고, 무릎 안에서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이 들면서 무릎이 제대로 펴지지 않는 단계로 이어진다. 한 번 찢어진 연골판은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증상을 경험했다면 서둘러 전문의를 찾아 진료받아보는 것이 좋다.

중년 이상의 퇴행성 파열은 이미 만성적으로 파열된 상태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심각한 경우가 아니라면 증상을 조절하며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거나 붓고 물이 차는 등 증상이 반복된다면 관절경으로 손상 부위를 다듬어서 자극되지 않도록 해주는 연골판 부분 절제술 또는 연골판 봉합술을 시행해야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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