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지난달 30일 열린 이사회에서 PLP 사업을 오는 6월 1일까지 삼성전자(005930)에 양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양도금액은 7850억원에 달한다.
PLP는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데 필요했던 인쇄회로기판(PCB) 없이도 반도체를 완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다. 삼성전기는 2015년부터 차세대 패키지 기술인 PLP 개발을 추진했고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웨어러블용 AP패키지를 양산하는 등 사업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칩부터 패키지까지 원스톱(One-Stop) 서비스에 대한 고객 요구가 높아지는 데다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는 등 어려움이 있어 삼성전자로 양도를 결정했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달 19일에도 모바일 무선전력전송 사업과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코일 사업을 국내 중견기업인 켐트로닉스에 210억원에 양도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결국 MLCC와 카메라모듈 등 주력 사업에서 고사양(하이엔드·high-end) 제품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 재편,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게 삼성전기의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사업 간 연계성을 고려해 시너지 효과가 적거나 적자 폭이 컸던 PLP와 무선충전 등 사업 정리를 결정한 것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급속한 성장이 전망되는 전장용MLCC · 5G 통신모듈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투자가 절실한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위해 전략적 관점에서 PLP와 무선충전 등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며 “주력 사업에 대한 경영역량을 집중하면서도 삼성전기만의 핵심기술을 활용한 신규 사업을 적극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PLP와 무선충전 등 사업 정리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고스란히 미래 투자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은 물론 5G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 관련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카메라 모듈은 최근 스마트폰에 3~4개 카메라가 탑재되는 추세에 발맞춰 고해상도·광학줌·3D센싱·초광각 제품 개발을 이어간다. 기판 역시 차세대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과 안테나용 저손실 기판, 5G 통신모듈 등 고성능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최근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연구·개발(R&D) 투자액만 봐도 지난해 5324억원으로 불과 2년 사이 1240억원 가까이 투자를 늘렸다”면서 “이번에 PLP와 무선충전 등 사업 정리를 통한 수익의 상당 부분 역시 MLCC 등 주력 사업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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