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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서울을 출발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약 1시간 50분을 달려 경북 문경시 문경읍 문경새재 도립공원에 도착했다. 문경새재 제1관문으로 올라가는 2차선 도로 옆으로는 스타벅스·엔제리너스·설빙 등 대도시에서나 볼 수 있던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가 즐비했다. 주변 계곡에는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문경새재와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문경읍 고요리에 있는 문경새재 리조트와 문경GC 골프장 등도 방문객들이 타고 온 차량으로 주차장에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서울서 1시간대 홍성·문경·횡성 땅값 들썩
귀농·귀촌 바람을 타고 서울에서 차로 1시간대에 닿을 수 있는 충남 홍성·경북 문경·강원 횡성 등이 신(新) 수도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따라 수도권 전철 연장이 확정되면서 이들 지역 주변 부동산시장은 개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땅값도 상승세다.
이들 지역 중 개발이 가장 활발한 곳은 3년 전 충남도청이 이전한 홍성군이다. 이곳에 인구 10만명 규모로 조성 중인 내포신도시는 2020년 서해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여의도를 56분이면 갈 수 있다. 홍성지역 아파트값은 이달 현재 3.3㎡당 561만원선으로 전년 동월(524.7만원) 대비 7%가량 올랐다. 올해 4월 내포신도시에 입주한 ‘한울마을 모아엘가’ 아파트는 84㎡형이 2억 3000만원선(3.3㎡당 676만원)이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신규 단지는 주변 시세보다 집값이 20%가량 더 높게 형성돼 있다”며 “교통 호재에 힘입어 가격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횡성읍과 둔내면 등 2곳에 복선전철역이 신설될 횡성도 서울에서 차로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다. 횡성은 스키장과 리조트, 한우 등으로 널리 알려져 귀농·귀촌은 물론 수도권에 터전을 두고 주말을 이용해 전원생활을 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내년 말 서울~강릉간 고속철도가 연결되면 청량리역까지 4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횡성지역 아파트값은 최근 1년 새 11.8%(3.3㎡당 306.9만원→343.2만원) 올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들 지역은 교통 여건 개선으로 서울 접근성이 더 좋아지더라도 ‘빨대효과’로 인해 실제 인구 증가나 수요 유입은 많지 않을 수 있다”며 “귀농·귀촌 등 실거주나 투자 결정에 앞서 각 지자체를 통해 기반시설 설치 및 계획 등을 먼저 꼼꼼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