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특혜 의혹' 박용성 전 회장 16시간 조사받고 귀가

혐의 부인…"중앙대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 등록 2015-05-16 오전 3:43:10

    수정 2015-05-16 오전 3:43:1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중앙대에 특혜를 제공하는 대가로 박범훈(67·구속)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 등을 받는 박용성(75) 전 두산그룹 회장이 검찰에 소환돼 16시간 동안 강도 높게 조사를 받았다.

16일 오전 2시5분께 조사실을 나선 박 전 회장은 “혐의를 충분히 소명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이) 시간을 충분히 줬다”며 “자세히 입장을 전했고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전 회장은 전날 오전 9시45분께 검찰에 출석해 16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그는 ‘박 전 수석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검찰 판단을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무상 배임 혐의와 관련해서도 다 설명했다고 언급했다.

박 전 회장은 “(박 전 수석에게) 부탁한 적이 없다”며 “이면계약 같은 것도 없다”고 부인했다.

박 전 회장은 “중앙대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뒤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타고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중앙대 이사장 재직 시절인 2011~2012년 박 전 수석의 도움으로 중앙대의 핵심 사업 추진 과정에 특혜를 받고 대가성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중앙대 총장으로 재직한 박 전 수석은 청와대 재직 당시인 2011∼2012년 본교와 안성캠퍼스 통합, 교지 단일화, 적십자간호대 인수 등 중앙대의 역점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해달라며 교육부 고위 관료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박 전 수석이 중앙대 재단을 소유한 두산 측으로부터 청와대 재직 시절 전후 다양한 방법으로 이권을 챙긴 정황을 포착했다. 박 전 수석의 부인은 2011년 정식 임대분양 기간이 아닌데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서울 두산타워 상가 2곳을 분양받았다. 두산그룹 계열사는 2009년 박 전 수석이 실소유 한 중앙국악예술협회와 뭇소리 재단에 후원금 18억원을 냈다.

검찰은 중앙대가 2008년 우리은행과 주거래은행 연장 계약을 맺으면서 받은 100억원대 기부금을 학교회계가 아닌 법인회계로 빼돌리는 데 당시 총장인 박 전 수석과 이사장인 박 전 회장이 공모했는지도 조사한다. 박 전 수석과 박 전 회장의 조사 결과를 검토한 뒤 박 전 회장에게 업무상 배임, 뇌물공여 등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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