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 투자전문회사 성장 목표..IT컨버전스 기업 적극 투자 검토"

곽동걸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 등록 2014-08-07 오전 6:00:00

    수정 2014-08-07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고객중심·인재제일·투명경영의 원칙을 바탕으로 아시아 최고의 투자전문회사로 성장하겠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IT컨버전스(융합) 산업·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은 만큼 이 부문에서의 적극적인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

올 7월말 현재 누적 운용규모 3조 3000억원, 운용중인 펀드 규모 2조 6000억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의 곽동걸(사진) 대표이사(CIO)는 스틱의 성장을 견인할 유망 투자 키워드로 ‘IT컨버전스’를 꼽았다. 곽 대표에게 스틱의 투자·운용철학과 함께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투자보국’..15년간 투자·운용철학 일관 유지 ‘1위 PEF’ 등극

▲곽동걸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창업주인 도용환 회장의 경북고등학교 후배인 곽 대표는 동서증권을 거쳐 삼성증권에 근무중 도 회장의 제안에 1999년 3월 스틱에 합류하게 됐다.

곽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금융벤처로 시작해 IT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를 계속 하고 있다”며 “15년 지나다보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커지면서 스틱이 투자한 벤더들도 함께 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틱의 성장은 ‘투자보국’이라는 투자철학을 일관되게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투자보국’은 △고객중심 △인재제일 △투명경영의 원칙을 바탕으로 아시아 최고의 투자전문회사로 성장해 국민경제에 기여한다는 것으로, 운용철학 역시 술, 담배, 도박 등 반사회적 산업 투자를 지양하고 있다.

스틱의 운용철학은 △장기성장을 통한 투자기업의 가치 극대화 추구 △투자 후 적극적인 기업개선에 의한 가치 창조 △투자자, 투자기업 및 이해관계자들 간의 이해관계 조정을 통한 공동가치 창출 목표 등으로 요약된다.

곽 대표는 실제 창업 이후 벤처캐피털(VC) 투자를 시작으로 스틱 M&A 펀드(2003년), 세컨더리 구주투자펀드(2005년), 오릭스(ORYX) 펀드(2006년) 결성을 계기로 세컨더리, 그로쓰캐피털의 PEF 투자로 영역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스틱의 투자 및 운용철학은 변함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용철학과 함께 운용전략 역시 초창기부터 5~10% 미만의 투자를 지양하고 의미있는 2대 주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 대표는 “적대적 M&A가 아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2대 주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투자가 목표”라며 “투자를 할 때 돈만 투자하라고 하면 우리는 투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투자기업에 대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2008년부터 삼성·현대·LG그룹 등의 전문 경영인 출신 4명을 고문(오퍼레이팅 파트너스 그룹)으로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업을 직접 경영한 노하우를 투자기업의 가치를 높이는데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곽 대표는 또 투자기업에 대한 성공적인 가치 창출과 엑시트를 위해 투자이후 ‘100일 플랜’을 통해 그 회사의 강점과 약점을 정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A 시 이뤄지는 PMI(합병후 통합)와 유사한 100일 플랜을 활용해 투자기업의 약점을 보강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사전에 회사가 잘못되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한 모니터링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PEF의 역외펀드 과세는 역차별...세제 개선돼야

스틱의 또 하나의 강점은 해외 포트폴리오다. 스틱은 2006년 역외펀드를 만들어 본격적인 해외시장에 진출했으며 이를 계기로 PEF 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스틱의 해외투자 규모는 창립이후 총 25건으로 2482억원에 이른다. 투자지역별로는 중국이 59.8%로 가장 많고 미국(17.4%), 베트남·대만 등(22.9%)이 뒤를 잇고 있다.

곽 대표는 “벤처투자의 경우 성공보다 실패 사례가 많지만 PEF의 경우엔 안정적인 회수를 목적으로 하므로 실패할 확률이 적다”며 “다만 레버리지를 활용한 PEF 투자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판단해 차입 매수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선 해외투자 확대를 위한 해외지사 설립보다는 기존 지사에 대한 인력 보강 등을 통해 인근 국가로 관심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따라서 앞으로도 팬-아시아(Pan-Asia) 집중 전략을 유지할 예정이며 추가 해외지사 설립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곽 대표는 국내 PEF가 설립한 역외펀드에 대한 과세는 역차별이라며 국내 PEF 시장 활성을 위해서라도 역외펀드에 대한 과세는 재고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스틱은 지난해말 서울지방 국세청으로 부터 역외펀드 관리보수에 대해 54억원의 부가세를 추징당한 것과 관련 최근 조세심판원을 통해 심판 청구에 나선 상태다.

곽 대표는 “국내 PEF가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역외펀드를 만들어야 한다”며 “PEF의 시장 확대와 해외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서는 국내 토종 PEF에 대한 역차별적인 규제 철폐 및 세제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유망 투자 키워드는 ‘IT컨버전스’

곽동걸 대표는 향후 유망 투자 산업·기업에 대해 ‘IT컨버전스(융합)’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대표적인 IT컨버전스 투자기업으로 오리온(001800)테크놀러지와 센트로닉스 등을 꼽았다. 오리온테크놀로지의 경우는 IT와 조선을 융합한 사례로 2006년부터 선박전장사업에 진출해 초대형 선박(5000톤급 이상)인 유조선, 컨테이너선, 특수선 등에 적용되는 초대형 저속전자디젤엔진의 종합엔진컨트롤러(Multi purpose controller)를 국산화 개발 사업화했다.

삼성전기(009150) 모터 사업부에서 분사한 센트로닉스는 설립 초기 정밀모터를 활용한 회전용 텔레비전 거치대를 내놓았지만 수요가 많지 많아 고사위기에 놓였다. 이후 미용가전 분야로 정밀모터를 응용한 진동파운데이션, 클렌징 등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곽 대표는 “향후 유망한 투자처는 IT컨버전스에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제조업의 경우 많은 중국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은 단순한 경쟁력으로 중국기업을 이겨낼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IT컨버전스를 통한 가치 창조가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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