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우리를 경악케 한 뉴스들

  • 등록 2013-12-31 오전 7:00:00

    수정 2013-12-31 오전 7:00:00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계사년((癸巳年)이 저물었다. 올 한해도 대한민국은 ‘다사다난’ 했다.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으며 나로
1월 30일, 우리나라는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사진=뉴시스)
호 발사에 성공해 우주강국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청와대 대변인이 성추문에 휩싸여 대통령 해외 순방 중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로 국제적인 망신을 사기도 했다.

‘전두환 추징법’이 제정되자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결국 백기를 들고 1천억원이 넘는 미납추징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과감한 수사로 오랫만에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았던 검찰은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아들 의혹’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제자리로 돌아갔다.

올 한해 5000만 국민을 ‘황당’ ‘경악’으로 몰아넣거나 ‘웃음’ 짓게 사건·사고들을 정리해 봤다.

1·2월 ‘최초로 시작한 계사년’ 나로호 발사 성공·첫 여성 대통령 취임

계사년은 우주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굿뉴스’로 시작했다. 1월 30일,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1)는 나로과학위성을 정상궤도에 진입시키는데 성공
2월 25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했다. (사진=뉴시스)
했다. 2009년 첫 발사 실패 이후 2010년 6월 2차 실패. 그리고 두 번의 발사 연기 끝에 거둔 멋진 ‘역전 홈런’이었다. 나로호 개발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5200억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100kg급 소형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킴으로써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초를 닦았다.

2월25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박 대통령은 “ 정부는 ‘경제 부흥’과 ‘국민행복’, 그리고 ‘문화융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18대 대통령인 박 대통령은 첫 여성 대통령이자 첫 부녀 대통령, 첫 공대 출신 대통령, 첫 미혼 대통령 등 다양한 진기록을 세웠다.

3·4월 ‘전산망도 개발사업도 Down’ 3·20 사이버테러·용산개발사업 좌초

3월20일. KBSㆍMBCㆍYTN과 농협ㆍ신한은행·제주은행 등 방송사 세곳과 은행 세곳의 전산망이 일시에 마비됐다. 이날 오후 2시 악성코드에 감염된 3만2000여대에 달하는 컴퓨터가 일시에 가동을 중단했다. 방송국에선 직원들 PC가, 은행에선 인터넷 뱅킹을 비롯해 영업점 창구업무, 자동화기기(ATM) 가동마저 중단됐다. 4월 10일 민관군 사이버위협 합동대응팀은 ‘3·20 사이버테러’가 북한의 정찰총국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4월 8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는 서울시 중구 봉래동 서울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13명 이사 전원 찬성으로 용산개발사업 ‘토지매매 및 사업협약 해제’ 안건을 최종 결정했다. 단군이래 최대 역사로 불렸던 31조원 규모의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7년만에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다. 코레일이 이 사업 실패로 막대한 부채를 떠안으면서 연말 우리 사회를 뒤흔든 ‘철도파업’의 단초가 됐다.

5·6월 ‘甲질에 멍든 대한민국’..윤창중 성희롱·남양유업 사태

5월은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중 발생한 윤창중 당시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으로 얼룩졌다. 윤 전 대변인은 주미 대사관에서 현지 채용한 인턴 여직원을 술자리로 불러내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로 인해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 해외순방 수행 중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로 국가적인 망신을 샀다.

5월 3일. 남양유업 본사 직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하는 녹음파일이 유투브를 통해 공개됐다. 이 음성파일은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전국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남양유업 매출이 곤두박질 쳤다. 남양유업 사태로 촉발된 ‘갑을 논란’은 이후 편의점, 화장품, 주류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됐다. ‘갑의 횡포-을의 반란’이란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욕설 영업’으로 논란을 빚은 남양유업은 결국 사장 등 임직원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진=뉴시스)
6월 27일.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전두환 추징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이 제정되자 검찰은 미납추징금 환수를 위해 전 전 대통령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과 전재국씨 등 자녀들의 자택 및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씨를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기소했고 차남 재용씨를 소환조사했다. “통장엔 29만원 뿐”이라며 추징금 납부를 거부해오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4개월만인 9월10일 검찰에 미납추징금 1672억원 완납계획을 제출, 백기를 들었다.

7·8월 ‘추락하는 것엔 날개가 없다’ 아시아나기 착륙사고·성재기 투신

7월 6일. 아시아나항공 214편 여객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동체 꼬리 부분이 활주로에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3명이 사망했으며 18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 당시 꼬리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도 헌신적으로 승객을 구조했던 이윤혜 사무장 등 승무원들이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한편 사고 원인을 조사중인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최근 내년 7월 6일 이전에 최종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는 후원금 모금을 위해 한강 투신 퍼포먼스를 벌이자 시신으로 발견됐다. (사진=뉴시스)
7월 25일.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남성연대 홈페이지에 ‘성재기, 내일 한강에 투신하겠습니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성 대표는 “우리나라 남성들이 여성부 등에 의해 역차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민단체인 남성연대를 이끌었다. 그러나 재정난에 시달리자 극단적인 방법으로 후원금 모금에 나섰던 것이다.다음날인 26일 성 대표는 후원금 모금이 무위에 그치자 오후 3시께 마포대교에 가서 남성연대 관계자들과 일부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제로 한강으로 투신했다. 성 대표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투신해도 전 거뜬히 살 자신 있습니다”고 했지만 3일 후 서강대교 남단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9·10월 ‘검찰의, 검찰에 의한’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불법 도박 연예인 명단 공개

9월 10일. 조선일보는 1면 머릿기사로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아들을 숨겨왔다고 보도했다. 법무부가 감찰에 나서자 채 총장은 자진사퇴했다. 보도가 나간 지 28일만이다. 청와대가 의혹폭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파장은 정치권까지 뒤흔들었다.

10월은 명단에 울고 웃었다. 10월 13일 삼성 대졸 공채시험에 역대 최다인 9만2000여명 응시해 화제가 됐다. 이중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4500명에 불과했다.

다음날인 14일 서울 중앙지검 강력부는 연예인 불법 도박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이수근을 비롯해 탁재훈(본명 배성우), 토니안(본명 안승호) 등을 불구속 기소했고, 신화의 앤디(본명 이선호), 붐(본명 이민호), 양세형 등을 약식 기소했다. 최근 이수근, 탁재훈, 토니안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를 포기했다.

11·12월 ‘노사 이어 노정갈등까지’ 대법 통상임금 판결·철도파업

12월 9일. 시작된 철도파업은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하며 연말 한국 사회를 혼란속으로 몰아넣었다.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에 나선 경찰이 1997년 설립 이후 18년간 ‘성역’으로 남아 있던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강제 진입하자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결의,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한국노총도 연대 의사를 밝히는 등 ‘철도 민영화’ 논란으로 촉발된 철도파업은 노-정간 대립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서울 중랑구 망우역에 멈춰 있는 시멘트 화물열차들. (사진=뉴시스)
12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책정되는 추가근로수당을 줄이기 위해 수당 비중이 높은 임금체계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재계는 수십조원에 달하는 추가 인건비 부담이 발생한다며 반발했으나 1800만 임금 근로자들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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