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이데일리]IMF총재 신분 첫 방한 라가르드..한국경제를 말하다

  • 등록 2013-12-06 오전 6:30:00

    수정 2013-12-06 오전 6:30:00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세종=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출범식 참석 등을 위해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방한한 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한국과 한국경제에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고 5일 오후 출국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회의에선 프랑스 재무장관 자격으로 한국에 왔지만, IMF 총재 자격으로는 이번이 첫 방한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방한 기간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잇따라 만나 한국과 글로벌 경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여성 리더 만찬, 서울대 타운홀 미팅 등 각종 공식일정을 소화했다.

◇ “경상수지 흑자 줄이고 내수로 경제성장 이뤄야”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고 내수로 경제성장을 이루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리밸런싱(재균형)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가계소비(내수)에 따른 경제성장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0월까지 한국의 누적 경상수지 흑자가 582억6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인 상황에서 수출보다는 소비와 투자 등 내수진작에 초점을 맞추라는 정책 제언인 셈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대 특별강연에선 한국경제가 노동·서비스업 부문에서 과감한 개혁을 시도하면 연 3.5~4%의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제의 중심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노동시장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반면 한국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성별 경제참여율과 임금격차 등을 제대로 줄이지 못하면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韓, 경제위기에 잘 대처한 나라..글로벌 리더 성장 가능성 높아”

그는 “현재 한국의 청년층은 직업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노년층은 빈곤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양쪽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고용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경제위기에 잘 대처한 나라”라며 “글로벌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나라”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한국은 빠른 기간 안에 극복했다”며 “국내 은행의 재정상태가 건전하고 외채가 적은 점, 거시경제를 건전하게 운영해 인플레이션이 낮고 이자율도 낮은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19세기가 유럽, 20세기가 미국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아시아가 세상의 중심인 시대”라고 강조했다.

◇ 내년 韓 성장률 3.7% 전망..“여성 경제참여는 매우 타당”

라가르드 총재는 앞서 지난 4일엔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그는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로 경제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말하자 “문화의 경제적·예술적 측면을 부각시킨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한국과 세계에 크게 도움이 되는 훌륭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의 통화정책의 반전(양적 완화의 축소)에 따른 자본·환율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여성의 경제참여 확대방안과 관련해선 “경제적으로 매우 타당하다”며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다고 확신이 생기면 여성으로서는 더 많은 자녀를 갖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경제활동 참여의 성별 격차를 줄이려면 육아 정책을 바꿔야 한다”며 “탄력근무제 등으로 여성이 경제·소비활동에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육아를 회사와 사회차원에서 도맡아 여성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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