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보다 강도는 덜하지만 2003년 카드사태와 최근의 저축은행 집단 퇴출, 그리고 리먼 사태 이후 벌어진 글로벌 금융위기가 비슷한 맥락으로 벌어진 사건들이다.
2013년. 미국발 금융위기는 전세계적인 과잉 유동성 공급과 해결을 과제로 미국의 ‘셧 다운’ 이벤트로 다가오고 있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동양 사태’가 리먼 사태 이후 벌어진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인 셈이다.
동양사태와 관련, 혹자는 기업어음(CP)에 투자한 4만7000명 투자자는 부유층이기 때문에 저축은행 퇴출 당시 예금자들과는 경우가 다르다는 얘기를 한다. 그만큼 높은 금리를 줄때는 그게 리스크 프리미엄인 줄 알고 투자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취재 일선에서 바라본 동양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베이비 부머’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40~60대들이 동양그룹 CP를 매입한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게 금융감독당국의 민원 접수 결과다.
형식 상 완벽한 투자권유서류 앞에서 이들이 법원에 제기할 ’불완전 판매‘ 민원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짐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법원이 키코 사태때 사실상 은행 편을 들어준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흐를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이만큼 먹고살게 만들어준 베이비 부머’ 선배들에게는 미안한 감을 지울 수 없다. 그들은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인의예지’세대이자 자녀로부터 봉양받지 못하는 첫 세대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것을 운명이라고 얘기한다. 흔한 말로 팔자란다.
기초 노령연금이 화두다. 적자재정까지 나라 경제의 주름살을 더하는 요인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왜 그런 위험한 투자를 했을까. 다름아닌 ‘공포의 5년’이 화근이다. 정년 연장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근로자 대다수의 정년은 55세. 길어야 60세다.
은행부터 보험사까지 대다수 금융기관은 그 시간을 넘길 수 있는 별도(?)의 종자돈을 만들라고 한다. 동양 그룹의 기업어음을 제일 많이 매입한 사람들이 베이비 부머들인 이유다. 물론 우리보다 초고령화가 먼저 시작된 일본도 이제야 겨우 정년 65세를 법제화했다. 다양한 해법이 있겠지만 정년 연장과 함께 그냥 무작정 나눠주는 기초연금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 국민연금 수급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최소한의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공백기간 없이 연금이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30~40년을 열심히 연금을 붓고 알아서 5년을 먹고사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1/n로 나눠주는 기초연금에 앞서 국민연금 수급 공백기를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다. ▶ 관련이슈추적 ◀ ☞ 동양 법정관리
▶ 관련기사 ◀ ☞ 동양사태 최대 피해자는 '베이비부머' ☞ 금감원, 동양증권 불완전판매 '중징계' 내릴듯 ☞ 정무위, '동양사태' 이혜경 부회장·김철 대표 증인 추가 채택 ☞ 동양사태..고개드는 이혜경 부회장 책임론 ☞ 이혜훈 “경제민주화 외면하면 ‘동양사태’ 재연” ☞ CP 감축 약속 안지킨 동양증권..금감원은 늑장대응 ☞ 금감원 "동양사태 국민검사청구 적극 수용" ☞ 법원 주도 동양파워 제값받고 팔릴까 ☞ 동양사태 때문에...회사채 시장에 '후폭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