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하반기 더 '깜깜'..실적부진에 회사채 만기까지

  • 등록 2013-07-06 오전 6:25:57

    수정 2013-07-06 오전 6:25:57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당분간 건설업의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오히려 실적부진에 회사채 만기도래까지 겹쳐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리라는 분석이다.

6일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8~45%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건설사 간 실적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며 양극화 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현대건설만이 유일하게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 삼성물산과 대림건설 정도가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돌고, 나머지 건설사들의 실적은 큰 폭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거나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1분기 해외에서 큰 손실을 낸 GS건설은 2분기에도 183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며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은 예측 가능성마저 크게 낮아진 상태다.

해외 수주 성과가 업체별 편차를 키웠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은 기존 전통시장인 중동의 비중을 줄이고 주요 시장으로 부상한 발전플랜트 비중을 확대하며 과열 경쟁을 피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하반기 업황을 회복할 좋은 ‘재료’도 없다. 국내에서는 주택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해외 수주도 소폭 증가에 그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선일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해외수주가 약간 반등하는 것 외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정부예산 부족으로 발주 물량도 추세적으로 감소, 국내 수주도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사채 만기 도래가 대거 돌아오는 것도 문제다. 실적 부진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상황에서 회사채 시장마저 위축해 차환 발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건설업의 사채 만기도래액은 약 3조원에 이른다. 상위 몇몇 건설사를 제외하고 현재 보유 금액으로 회사채를 차환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회사채신속인수제도, 안정화펀드 등 정부의 지원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부처 간 협의가 더뎌 이마저도 불안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 증권사가 건설업종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며 신중한 투자를 권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림산업 등 3개 사 외에는 당분간 투자를 보류하라는 의견까지 나온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침체기에는 벨류에이션 위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원가율 등을 봐야 한다”며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외 기업은 추세적인 실적 개선 신호를 확인하고 접근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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