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지급 대상 소득 하위 70~80%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한다는 인수위 안은 ‘이건희 회장에게까지 기초연금을 줘야 하느냐’는 비판을 이겨내지 못했다. 국민행복연금위원회 역시 전체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재정 측면에서나 효율성·노후빈곤 해결 차원에서 도움이 안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 때문에 소득 하위 70~80%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행 기초노령연금 지급 대상자인 소득 하위 70%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는 의견이 많다. 공약 수정 논란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인에게 연금을 지급한 뒤 상위 30%에게서 돌려받자는 주장도 있다.
이와 관련 김연명 중앙대 교수는 “모든 노인에게 지급한다는 의미를 고액의 사학연금 대상자나 상류층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면서 “소득 하위 70~80%까지 지급한다면 공약 위반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인수위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국민연금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임의가입자들이 대거 이탈했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미가입자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역차별 논란이 제기되면서부터다. 결국 인수위는 이 같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연금을 오랜 기간 성실히 낼수록 기초연금을 많이 주는 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 방안은 기초연금이 국민연금 제도에 미치는 부정적 요인을 최소화했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국민연금을 더 받아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을 가능성이 있는 노인에게 더 많은 연금을 주는 것이다. 노후빈곤 해결이라는 기초연금 제도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다수 제기됐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부분이 작을수록 기초연금을 더 주는 방안도 나왔다. 이대로라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짧거나 납부액이 적은 빈곤층이 수혜를 입는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성실히 낸 사람에게는 불리해 국민연금 가입 동기를 낮추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대 20만원 지급 공감대…‘국민행복연금’은 부정적”
노후빈곤 해결을 위해 기초연금액을 현행 약 10만원에서 최대 20만원까지 올려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세부적인 지급방식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국민행복연금’이라는 명칭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25년간 유지된 ‘국민연금’이라는 이름을 한 정권을 상징하는 명칭으로 변경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한편 기초연금 제도 개편 방향은 오는 11일 열리는 4차 국민행복연금위원회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기초연금 지급 대상,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관계 설정, 재정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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