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그동안 우리나라 투자자들에게 그동안 외면당해 왔던 일본주식형펀드와 미국주식형펀드에서 투자의 반전이 일어난 것으로 판단된다.
연초부터 국내 주식시장은 일본의 엔저로 인해 부진을 겪었다. 엔화가치 하락은 수년간 되풀이됐던 일본의 부양정책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연금 생활자가 많은 일본의 유권자들은 지난 20년간 디플레 경제 패러다임에 적응해서 생활해왔지만, 일본대지진과 중국의 위협 속에서 경제 저성장 국면으로 인한 국력 쇠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디플레 탈출을 내세우는 아베 정권을 지지하였고, 일본은행(BOJ)과 일본정부는 정책협조를 통해 20년이 넘게 지속된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미국정부도 아베 정부의 ‘엔저 정책’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아시아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미국정부가 일본의 경제 부활에 힘을 더해주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의 협조가 더해진다면, 일본경제의 디플레 탈출은 좀 더 용이해질 것이다. 엔화 약세로 디플레 기대가 약화되면 부동산과 주식 가격의 정상화가 이루어지면서 일본 경제는 선순환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년간 부진했던 일본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9.5%의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일본 주식형펀드 중에서는 환위험을 제거한 환헤지형펀드의 성과가 훨씬 우수하며, 향후 전망도 밝을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글로벌 자금은 일본과 미국의 회복을 예상하면서 채권에서 주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 위기로 인한 트라우마가 사라지는 데는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위기 이후 5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대순환(Great Rotation)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김후정 동양증권 펀드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