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혼조세..지표부진↔부양기대

3대지수 등락 엇갈려..다우만 약보합권
산업재 약세..유틸리티-이동통신주 강세
  • 등록 2012-07-03 오전 5:08:47

    수정 2012-07-03 오전 5:08:47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7월과 하반기 첫 거래일에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유로존과 미국 경제지표가 극심한 부진을 보였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중앙은행들의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지수 하락을 막아냈다.

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8.70포인트, 0.07% 하락한 1만2871.39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35포인트, 0.25% 상승한 1365.51을, 나스닥지수도 전거래일보다 16.18포인트, 0.55% 오른 2951.23을 각각 기록했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 합의 효과와 이번주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여전했지만, 유로존과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장초반 지수를 아래로 끌어 내렸다.

유로존에서는 실업률이 11.1%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11개월째 위축세를 이어갔다. 미국에서도 5월 집값이 1.8% 오르긴 했지만, 마킷사의 제조업 PMI가 18개월만에 최악의 수준을 보였고 ISM 제조업지수가 3년만에 처음으로 위축세로 반전된 것이 시장심리를 악화시켰다.

네덜란드와 핀란드가 유럽연합(EU)이 추진중인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을 통한 유로존 국채 직매입을 공동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지표 부진이 연방준비제도(Fed)와 ECB의 추가 부양책을 유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산업재 관련주가 약했고 반대로 이동통신과 유틸리티 관련주는 강했다. 듀퐁이 제프리스로부터 투자의견 강등을 당한 뒤 2.25% 하락하며 약세를 주도했다.

그루폰은 서스퀘한나로부터 목표주가 하향 조정을 받은 탓에 10.54%나 떨어졌다. 퀘스트 소프트웨어를 24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델도 1.0% 하락했다. 퀘스트는 좋은 매각조건 덕에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반면 애플은 중국 프로뷰측과 6000만달러에 ‘아이패드’ 상표권 합의를 마무리했다는 소식에 1.46% 뛰었다. 바클레이즈캐피탈은 라이보 금리 담합 과징금으로 마커스 아기우스 회장이 물러나기로 하면서 4.56% 상승했고 베스트바이도 6% 가까이 상승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역시 일본 엘피다 인수를 합의했다는 소식에 3.80% 상승했다.

◇ 블라인더 전 연준 부의장 “QE3 유력”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을 역임했고 중앙은행 연구에 관한 한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을 꼽히는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가 3차 양적완화(QE3)를 가장 유력한 차기 부양책으로 전망했다.

블라인더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연준 내에서는 통화완화를 주장하는 비둘기파와 긴축을 요구하는 매파 성향의 정책위원들 간에 한바탕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오늘 나온 ISM 제조업지수 등 부진한 경제지표로 인해 차츰 비둘기파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연준이 다음번에 취할 수 있는 부양조치로 가장 유력한 것은 QE3 카드”라고 예상했다.

앞서 블라인더 교수는 지난해 9월에 이미 연준이 ‘2013년말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더 늦출 것이고, 단기채권을 팔아 장기채권을 매입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실시할 것이라는 쪽집게 전망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올초에도 “연준이 연내 QE3를 도입할 것이고 상황에 따라 최후의 카드로 초과지준율을 마이너스까지 낮출 수도 있다”고 예상했었다.

그는 최근 미국 경제지표 악화를 우려하면서 특히 “미 의회가 연말 재정절벽 우려에 적극 대처하지 않고 대책을 뒤로 미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 유로존-미국 제조업 경기지표 동반침체

이날 전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을 기록, 5월의 53.5보다 하락했고 시장 예상치인 52.0에도 못미쳤다. 특히 지수는 기준치인 50선을 밑돌아 지난 2009년 7월부터 이어오던 경기 확장기를 마감하고 말았다.

앞서 이날 영국의 대표적 시장 조사기관인 마킷이코노믹스가 산정하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최종 확정치도 6월에 52.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12월 이후 1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아울러 이날 먼저 발표된 6월중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45.1을 기록해 최근 11개월 연속으로 기준치인 50선을 밑돌았고, 전날 나온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기준치에 턱걸이하긴 했지만 두 달 연속으로 하락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면서 글로벌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도 함께 커지고 있다. 쟌 덥스키 RBS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약한 수요를 늘려줄 수 있는 부양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조 매님보 웨스턴유니언비즈니스솔루션 애널리스트도 “연방준비제도(Fed)로서도 3차 양적완화 카드까지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점쳤다.

◇ 네덜란드-핀란드, ESM 국채매입에 반대

유럽연합(EU)이 추진하고 있는 영구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을 통해 국채 직매입에 대해 네덜란드와 핀란드가 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ESM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국채를 매입하는 것은 기존 방식에 비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한 “국채 매입도 매번 개별적으로 사안별로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핀란드 정부도 “지난주 EU 정상회의에서 ESM을 통한 유통시장 국채 매입 방안을 논의하긴 했지만,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네덜란드의 입장을 지지하며 네덜란드와 공조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들 두 국가가 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반대 입장을 밝힌 만큼 기존 유럽중앙은행(ECB)을 통해 매입을 더 선호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도 5000억유로에 이르는 실탄을 확보하고 있는 ESM이 재정위기국가의 국채 매입에 개입할 경우 시장 안정이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ESM의 국채 매입으로 유로존 구제금융 자금여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 유로존 실업률 11.1%..또 사상최고

유로존의 실업률이 석 달 연속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실업률은 무려 11.1%에 달했고, 청년실업률은 더 가파르게 뛰고 있다.

이날 유럽연합(EU) 통계당국은 유로존 17개국의 5월 실업률이 11.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4월의 11.0%에서 소폭 상승한 것으로, 3월부터 매달 유로존 출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5월중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업자수는 1756만1000명에 이르렀다. 전월대비로는 8만8000명이 증가했고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80만명이 급증했다. 국가별로는 스페인이 24.5%의 실업률을 기록해 가장 높았고, 그리스가 21.9%, 포르투갈이 15.2%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실업률도 10.1%에 달했다.

전체 실업자들 가운데 25세 이하 청년 실업자는 340만명으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5만4000명이나 늘어났다. 특히 스페인의 청년 실업률은 무려 52.1%에 이르러 청년층 둘 가운데 한 명은 실업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 미국 주택가격-건설지출 동반 호조

미국의 지난 5월중 주택가격이 상승했다. 최근 3개월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주택경기 회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시장 조사기관인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 5월중 미국 주택가격이 전월대비 1.8%, 전년동월대비 2.0% 각각 상승했다. 이로써 집값은 전월과 전년동월대비로 3개월 연속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또 압류 등 헐값에 매물로 나온 주택을 제외한 전국 평균 집값은 전년동월대비 2.7%나 상승했다.

아울러 이날 미 상무부는 5월중 건설지출이 전월대비 0.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0.2% 증가를 크게 웃돈 것으로, 석 달 연속으로 증가한 것이다. 또 앞선 4월 수치도 0.3% 증가에서 0.6%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특히 건설지출액은 8300억달러까지 늘어나 지난 2009년 12월 이후 2년 5개월만에 가장 높았고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민간부문의 건설지출은 전월대비 3.0% 급증했다. 이는 작년 10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로 주택부문 건설이 3.6%나 늘어난 덕이었다. 반면 공공부문 지출은 0.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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