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소폭반등..주간으론 `3년래 최악`(종합)

지수 1%안팎 반등..주간 수익률, 3년여래 최악
금융주 반등세 주도..나이키 실적호재로 급등
  • 등록 2011-09-24 오전 5:34:41

    수정 2011-09-24 오전 5:34:41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간의 급락세를 접고 진정양상을 보였다. 나스닥을 제외하고는 1%에도 못미치는 상승률이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 기대감이 심리를 안정시켰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37.65포인트, 0.35% 반등한 1만771.48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대비 6.87포인트, 0.61% 오른 1136.43을, 나스닥지수는 27.56포인트, 1.12% 뛴 2483.23을 각각 기록했다.

이처럼 상승했지만 3대 지수 모두 주간으로는 5% 이상 급락해 지난 2008년 10월 이후 거의 3년만에 최악의 주간 성적표를 받았다.

장중 경제지표 발표가 전혀 없었던 가운데 이날부터 개막한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 모인 전세계 경제정책 당국자들의 발언이 시장흐름을 좌우했다. 특히 유로존 인사들의 부양 발언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위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ECB가 다음달 회의에서 12개월 장기대출을 다시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룩 코엔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정책위원 역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ECB는 10월초에도 경제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온다면 금융정책회의에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도입 가능성이 가장 큰 조치로 만기 12개월 또는 그 이상으로 은행들에게 장기로 대출해주는 제도를 지목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바클레이즈캐피탈과 JP모간체이스, 스코틀랜드왕립은행 등이 다음달 ECB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이같은 기대에 이틀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금융주들이 가격 메리트까지 부각되며 급반등했다. 모간스탠리가 5% 이상 올랐고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각각 4.26%, 4.13% 상승했다.

기술주 가운데서는 구글이 0.93% 올랐다. 경쟁자인 페이스북이 새로운 음악서비스를 공개하면서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제한됐다.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내정하며 시간외에서 강세를 보였던 휴렛 패커드는 2.11% 반락했다.

맥도날드는 분기 배당률이 15%나 올라간다는 호재로 1.6% 상승했고 아마존도 오는 28일 새로운 컬러 `킨들`을 공개하는 컨퍼런스를 연다는 소식에 소폭 상승했다.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받아든 나이키는 5.3%나 급등했고 예상보다 큰 분기 손실을 예상했던 KB홈은 오히려 3.32% 올랐다.

◇ IMF "유럽위기 공포 과도..심리안정 급선무"

국제통화기금(IMF)이 현재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 공포는 지나친 면이 있는 만큼 각국이 공조해 이같은 심리를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이날 IMF의 안토니오 보르헤스 유럽 담당 이사는 미국 워싱턴에서 강연을 통해 "유럽의 경제상황은 훨씬 덜 우호적으로 가고 있고 재정위기에 대해서도 더 우려스러운 국면에 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시장 공포는 과도하다"고 말했다.

보르헤스 이사는 "이미 스페인은 재정긴축에서 큰 진전을 보이고 있고 이탈리아는 예산균형 측면에서 보면 유로존 대규모 경제국들은 물론 심지어 독일보다도 더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우려가 큰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면서도 "결국 이탈리아에 대한 걱정은 재정 악화가 아니라 성장 정체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에 대해서는 "그리스 스스로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지, 그래서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 알고 있다는 점에서 낙관할 수 있다"며 ""아일랜드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데 이미 올바른 방향으로 정확히 가고 있고 정부는 계획보다 더 잘 행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ECB 간부들 "내달 부양책 내놓는다"

유럽중앙은행(ECB) 최고위층 인사들이 잇달아 다음달초 금융정책회의에서 부양책을 도입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날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위원은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ECB가 다음달 회의에서 12개월 장기대출을 다시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룩 코엔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정책위원 역시 "ECB는 10월초에도 경제지표가 실망스럽게 나온다면 금융정책회의에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며 이에 동의했다.

아울러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 겸 ECB 정책이사는 "글로벌 경제가 당장 새로운 리세션에 들어갈 것으로 보지 않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될 수도 있는 만큼 ECB는 언제든 시장에 유동성을 적극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시장에서는 바클레이즈캐피탈과 JP모간체이스, 스코틀랜드왕립은행 등이 다음달 ECB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엔 위원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묻는 질문에는 "장기 조달금리를 낮추는데 큰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기준금리 인하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여지를 남겨뒀다.

◇ 바클레이즈 "더블딥·대세하락장, 동의 못해!"

전세계가 글로벌 더블딥(경제 재침체)과 주식시장의 대세 하락이라는 먹구름에 빠져있는 지금, 바클레이즈캐피탈이 용감하게 이 두 가지 시나리오에 반기를 들었다.

이날 바클레이즈에서 이코노미스트를 맡고 있는 래리 캔터 이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경제는 여전히 하반기 반등하는 과정에 있다"며 "하반기에도 여전히 2% 정도 경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회복속도가 대단치는 않아도 적어도 더블딥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재앙에 가까운 수준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캔터 이사는 "휘발유와 가스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사람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소득 증가효과가 있을 것이고 일본 부품공급 정상화로 자동차 등 제조업도 회복흐름을 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투자에 따른 세금 감면 종료가 연말로 예정돼 있어 4분기에 투자가 몰릴 수 있다"며 4분기에 경제 성장이 최고 2.5%까지 갈 수도 있을 것으로 봤다.

배리 냅 미국주식 전략헤드 역시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주일 정도 시간이 흐르면 시장은 다시 경제에 대한 영향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고 연준의 트위스트가 적어도 어느 정도는 시장과 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그리스 "긴축이행만이 길길"..원금삭감說 일축

그리스가 질서있는 디폴트를 위해 채권단의 원금을 50% 삭감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그리스 정부관료들이 전면 부인했다.

이날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와 관련해 우려스러운 시나리오나 루머들이 나오고 있어 또 한번 강조해야할 듯하다"며 "우리는 지난 7월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긴축 이행을 선택했고, 그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같은 내용의 성명을 냈다. 그는 "그외에 여러가지 얘기들과 소문,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 이는 이처럼 분명한 목표를 가진 그리스가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 그리스 현지 언론은 그리스 재무장관이 재정위기를 해결하고 질서있는 디폴트를 위해 국채의 50%의 헤어컷(원금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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